날벼락 같은 세월호 참사가 벌써 엿새째를 넘어섰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실종자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에 목이 멘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로 모두가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하지만 연안 여객선은 물론 제주 카페리선까지 운항되고 있는 도내 실태를 보면 여객선 침몰이란 ‘재앙’이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님을 입증하고 있어 걱정이다. 현재 8개 선사에서 11개 항로를 이용해 여객선 22척이 운항되고 있는 경남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진단이 내려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잠재적 위험성을 항시 싣고 다니는 셈이어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사안이다.

도내 여객선은 운영관리의 허점과 함께 노후, 선사의 여객 증원이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9년에 25년에서 30년으로 규정을 고친 여객선 선령제한으로 노후선박이 크게 증가했다. 여객선 중 20년 이상 된 낡은 선박이 30%가 넘는 7척이고 선령이 10년 미만 여객선은 불과 6척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4척이 여객을 증원했고 선령이 무려 28년인 제주월드호의 경우 2차례에 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여객선들이 세월호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운항되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여객선의 노후, 선박관리의 부실 등 온갖 위험 앞에 대책 없이 노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여객선 선사의 안전 불감증 속에 여객선 승선에 대한 불안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도내 연안 여객선들은 섬주민의 감소로 승객이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운항으로는 적자를 면할 수 없어 정원초과나 화물의 과적 등 불법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다. 연안도서 간 여객선 운항에 대한 장비 및 설비투자의 우선순위를 점검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나서 제도적 정비는 물론 여객선사 차원의 현실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차제에 여객선사의 대형화와 준공영제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도내 연안항로에서의 사고 위험은 사라질 수 없음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