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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탄저병 발생으로 공포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국내 언론들은 러시아 탄저병 사태에 대해 ‘지구 온난화의 저주’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치사율이 높은 탄저병과 관련해 주한미군이 용산기지에서 탄저균 실험을 15차례나 실시했던 사실이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해당 병은 주요 포털 실검으로 부상했다.

북극권에 접한 러시아의 유목민 마을에서 ‘탄저균’으로 순록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데 이어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가 그야말로 탄저병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한 것은 75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역병’으로 알려진 탄저균이 그동안 땅속에 묻혀 있다가 따뜻한 날씨 때문에 되살아난 것으로 분석하면서, 기후변화 재앙이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2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 러시아타임스 그리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북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서 12세 목동이 탄저병으로 숨졌다. 이 지역은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2000㎞ 떨어진 북극권 지역이다. 또한 어린이 50명을 포함한 지역 주민 80여 명이 탄저병 감염을 의심받으며 건강 체크를 위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순록 2300여 마리도 이미 떼죽음을 당했다. 현지 언론보도 등을 보면 땅 위 곳곳에서는 순록의 사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탄저병 발생 지역의 주민 70여 명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켰다. 세균전 훈련을 받은 병력을 해당 지역에 파견했으며, 군을 동원해 순록 4만 마리에 백신주사를 맞혔다.

하지만 유목민 특성상 이동지역이 워낙 넓은 까닭에 이 같은 조치를 통해 탄저균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탄저병’은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거나 공중에 퍼져 있는 탄저병 포자를 흡입해 전파되는 감염성 질병이다. 탄저균은 흙 속에서 8∼10년 가량 생존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감염된 동물의 시체와 볏짚 등은 완전히 소각해야 한다.

탄저균은 호흡기를 통해서도 감염되기 때문에 탄저균은 생물학 무기로도 활용된다. 탄저균은 생물무기로 사용될 경우 그 위력이 수소폭탄을 능가한다는 평가가 있다. 설탕 한 봉지만큼의 탄저균은 미국 전역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자는 기초적인 생물학적 생산 기술만 있어도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고 오랫동안 저장가능하며 미사일이나 로켓, 대포, 비행기를 이용한 대량 살포가 가능하다. 또 탄저균은 노출이 됐을 때 무색,무취, 무미의 특징을 갖 고있기 때문에 공기를 통한 공격이 있을 때 감시 및 추적을 피할 수 있다.

80년대 들어 미국 조사단은 이라크가 8000리터의 탄저 포자를 생산한 것을 밝혀 내게 되는데 이 양은 지구상의 인류를 모두 살상시킬 수 있는 양이었다.

탄저균은 바실러스 안트라시스(Bacillus anthracis)라는 공식 명칭을 갖고 있다. 탄저균의 포자에서 생성되는 독소가 혈액 내의 면역세포에 손상을 입혀서 쇼크를 유발하며, 심하면 급성 사망을 유발시킨다.

이런 무시무시한 탄저병이 야말로네네츠 지역에서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달 기온이 35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있은 뒤 탄저균이 되살아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발병원인을 조사 중이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 야말로네네츠자치구 일부 지역 기온이 섭씨 35도에 이르는 등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즉, 기온이 오르고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땅속에 묻혀 있던 동물 사체 속 탄저균이 밖으로 나온 것으로 러시아 당국이 분석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지난 1979년 옛 소련 시절,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으로 150㎞ 지점에 있는 작은 공업도시 스베르들롭스크(현 예카테린부르크) 지역에서 2개월 동안 약 2000 명의 주민들이 갑자기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다가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물론 탄저균 때문이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4월 26일 ‘주피터 프로그램’ 시연을 위해 탄저균 샘플을 경기도 오산 미군기지에 반입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