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무당’들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 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친원전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나 인허가 만료 원전의 계속운전 등은 윤석열 정부가 길을 열고 전문가들이 최적의 방안을 찾아낼 것이다. 무너진 생태계는 복원되고 원자력기업은 활력을 얻게 되리라 확신한다. 학생들은 제자리로 돌아가 학업에 열중할 것이며 원자력 전공을 원하는 학생들로 원자력과 충원 걱정은 없어질 것이다.친원전 시대, 원자력 종사자들 뼈아픈 반성 필요우려되는 부분은 원자력계가 내부적으로 친원전 시대를 잘 준비하고 있는가이다. 차후 2차 탈원전 시도를 막기 위한 사전 대비를 잘하고 있는가이다. 3월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 이후 한 달 사이 탈원전 세력의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공익감사 청구 및 기자회견이 있었고 소형모듈원전 건설 반대 시위, 고준위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무효확인 행정 소송, 영덕 원전 재추진 반대, 계속운전 반대 등 각종 움직임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SMR 반대 기자회견
이런 활동들은 원전 산업을 다시한번 무력화시키려는 전초전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탈원전 움직임이 이렇게 나타나고 있으니 앞으로 원자력 무력화 시도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어느 때보다 경각심이 필요하다.
과거 우리는 탈원전 시도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했는가? 솔직히 말하면 공기업이나 관변단체의 공급자 중심 홍보 외에는 아무런 활동이 없었다. 대부분의 원자력 종사자는 그냥 방관했다.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탈핵 무당들은 가짜 뉴스를 생산하며 원전 공포를 확산시켰다. 한편, 탈원전 세력은 좌파 정치권과의 결탁을 공고히 해나갔다. 이런 상황에 원자력계 내에서도 문재인을 찬성하는 자들이 나타났으며 결국 탈원전 선언으로 이어졌다. 뒤통수를 가격당한 격이다. 지난 5년 동안 일부 원자력 종사자가 포함된 탈원전 부역자들은 문재인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원자력계를 탄압했다.
누가 무어라 해도 탈원전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은 우리 원자력 종사자에게 있다. 솔직하고 진심 어린 반성이 필요하다. 뼈아픈 반성을 바탕으로 탈원전 세력의 준동을 막고 친원전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원전은 우리나라의 필수 에너지이고 안전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살펴보자.
‘원자력 가짜 뉴스’를 청소하기 위한 방안들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가짜 뉴스를 청소해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3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사실과 과학에 입각한 자료의 생산이다. 지난 5년 동안의 활동으로 우리는 이 분야에 어느 정도 노하우를 축적했다. 원자력정책센터, 핵공감클래스, 원자력학회 등에서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많은 자료를 생산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등에서 제작한 동영상도 효과가 좋았다. 이 방식을 지속 확대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원자력 공공기관과 에너지 전문기관도 역할을 나누어 자료를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나 기관 차원에서 고려할 만한 것은 영화나 만화의 제작이다. 판도라를 보고 탈원전을 결심했다는 말이 있듯이 영화의 파괴력은 무섭다.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조절하는 홍보 전문가의 참여도 절실하다.
 핵공감 클라쓰
둘째는 스스로의 무장을 위한 자료 학습이다. 원자력 자체가 종합학문이라 종사자들도 모든 분야를 알 수는 없다. 세부 분야별로는 관련 지식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런 상태로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스스로 지식이 없는데 어떻게 남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모든 분야를 다 학습할 필요는 없다. 국민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나 이슈로 등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습득해야 한다. 그래야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탈핵 무당과 싸우거나 이들의 정보에 물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일반인이 가장 궁금해하는 분야는 원전 사고이다. 세 번의 중대사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파악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일반인은 주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를 들고나온다. 탈원전 세력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만 강조하기 때문에 TMI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 점을 역이용해야 한다. 우리 원전의 설계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다르고 TMI와 같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이다. 더구나 TMI의 경우 인명피해도 없었고 바로 옆에 있는 원자로가 계속 운전되었다는 사실은 일반인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정보이다. 물론 후쿠시마에서도 방사선 사망자가 없었으며 체르노빌 방사선 사망자도 43명으로 극히 적었다는 통계도 많은 도움이 된다. 원전 사고로 인한 재산이나 인명에 미친 피해와 자연재해나 인공재해의 통계 비교도 설득력이 있다. 상식적인 판단을 유도하는데 유용하다. 이러한 자료들은 이미 많이 준비되어 있기에 성의만 있다면 본인의 분야가 아니라도 파악하기 쉽다.원전의 안전성과 관련해서 일반인이 특히 공포를 느끼는 부분은 방사선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 두려움이 거짓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한다. 과학적으로 관리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공포를 잠재울 수 있다. 실시간 방사선 분포(https://iernet.kins.re.kr/)에 나타나는 발전소 인근과 도심을 비교한다든가 자연 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의 수준을 비교해 주면 쉽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여기에 원전의 유용성을 강조할 필요도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환경을 고려하고 수출 중심 산업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저렴한 전력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해결하는 최적의 수단이 원자력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거부할 수 없다.셋째는 효과적인 정보 전달이다. 생산된 자료는 기본적으로 원자력 기관의 홈페이지나 원자력 위키와 같은 원자력 전문 사이트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이 방법은 원자력에 적극적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하게 작동하는 방법이다. 그러기에 원자력 종사자 각자와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탈원전 시대에 원자력시민단체로 활동했던 원자력정책연대, 원자력국민연대, 사실과과학네트워크,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 탈원전국정농단 국민고발단과 학생 중심으로 활동했던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좋은 예라고 본다. 이 단체들은 생산된 자료를 상황에 맞게 가공하여 SNS로 전파하고 동의하는 사람들을 새로운 전파자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했다. 정보의 전파뿐만이 아니라 100만인 서명운동, 기자회견, 전단지 배포, 각종 시위, 공개 편지 발송, 책자 발행 등을 통하여 탈원전의 불합리성을 널리 알려왔다. 원자력계 유명 인사들을 중심으로 방송 출연, 신문 기고, 블로그를 통한 정보 전파도 유용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 원자력 정책 전문가 양성, 갈등 중재 기구 설립을정책 전문가의 양성도 필요하다. 원자력 분야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일부이고 세계 에너지 정책과 연계되어 있다. 에너지 또는 기후 분야에서는 정책이 독립된 학문 분야로 다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원자력 분야에서는 그 중요성에 걸맞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탈원전 상황에서는 오히려 원자력 정책이 원자력 기술보다 중요했다. 원자력 산업이 사라지는데 원자력 기술을 어디에 쓸 것인가? 그러기에 원자력 기술을 이해하고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을 아우르며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교과 과정으로 다루어져야 하고 원자력 기관에서도 특별 코스를 운영해야 한다.토론에 나갈 수 있는 활동 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술자들은 자기 기술영역과 관련한 토론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자기 영역을 벗어나는 모임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 토론에는 자신감을 갖기도 어렵다. 그 결과 토론회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은 몇몇 교수로 제한되어왔다. 탈원전 세력은 다양한 레벨의 활동 세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은 벤치마킹해야 한다. 상대방의 수준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정부 차원에서는 갈등 중재 기구의 설치도 필요하다. 원자력 등 대형 시설물 설치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주민 갈등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과 과학에 입각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갈등이 해결되기는 어렵다. 거의 모든 사안이 재산권과 연계되기에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제3자의 입장에서 양측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개입하는 역할이 필수적이다.이 중재 기구는 소통의 자리만 마련하는 것이 아니고 직접 개입하여 결과를 유도하는 단체여야 한다.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인내하면서 중재하는 역할은 선진국으로 가는 필수적 관문이다. 다른 선진국의 사례를 본받아 우리 나름의 중재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왜곡으로 가득찬 전북교육청의 탈핵 교재전북교육청에서 탈핵 교재를 발행하여 초중고생에게 교육해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에 입각한 교재가 아니고 원자력 폄하를 위해 의도적인 각종 왜곡으로 가득 차 있기에 문제이다.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자라나는 학생들이 에너지 전반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 원자력을 포함, 모든 에너지에 대하여 바로 기술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현행 교과서는 일부 에너지의 장점에만 치중되어 있다. 교육 당국에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에너지 전반에 대한 바른 시각이 반영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전북교육청에서 발행한 탈핵 교재
원자력 전문가가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 경희대의 경우 정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초대하여 교육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학생들을 만나는 기회를 갖고 있다. 교수나 연구원들의 경우에 개별적으로 초중고에 특강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제도들이 더 확장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원자력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안내하는 교육도 필요하다. 올바르게 기술된 교과서가 있다 해도 교사의 생각이 바르지 않으면 자기의 생각에 맞추어 가르치기 때문이다. 지금도 교사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회는 있지만 보다 내실화하는 일은 우리 원자력계의 몫이다.
정부 집행 기관으로 전락한 원전안전위원회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의 원자력발전소 안전성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안전을 관리하는 기관의 활동이 믿을만한가로 원전의 안전 여부를 받아들인다. 즉,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대한 신뢰가 바로 안전에 대한 신뢰이다. 그동안 원안위의 활동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부적절했다. 안전을 지키기보다 탈원전과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실행기관으로 전락하였다.
원안위의 위상과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 중립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먼저 원안위원 선발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 친원전 기관과 연계된 전문가는 원안위원이 될 수 없다. 반면에 탈원전 기관 인사는 아무런 제약 없이 원안위원이 될 수 있다. 참으로 불합리하다. 둘 다 참여를 제한하거나 함께 참여토록 문을 열어야 한다. 현재 원안위는 원전을 정지시키는 것만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전은 경우에 따라 정지한 상태로 있는 것보다 출력 운전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 발전소 보수의 필요성이 있을 때도 안전위해도를 평가하여 바로 보수하지 않고 정기 보수기간에 수리하도록 하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이런 상식도 원안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가장 적절한 예가 바로 한빛 원전의 공극 문제이다. 원안위의 추가 요구로 3번의 안전성 평가가 이루어졌는데 모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 원안위는 아직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또 다른 예는 라돈 침대이다. 라돈 침대를 전부 수거하여 폐기하는 난리를 쳤다는 사실을 알지만 정당한 근거나 기준으로 그렇게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원안위의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기관이 원자력안전기술원이다. 전문성을 가진 기술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안전기술원장은 원안위원이 아니다. 전문성을 책임지는 사람이 안전성 논의에 직접 관여하지 못한다. 불합리 중 불합리이다. 안전기술원장은 당연직 원안위원이 되어야 한다.
인허가는 기본적으로 규제자와 사업자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구조상으로 규제자는 갑이고 사업자는 을이다. 사업자는 실상 자유롭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선제적인 규제를 요구하기도 힘든 구조이다. 미국의 NEI처럼 발전사업자들을 대변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우리는 단일 발전사업자이기에 발전사업자뿐만 아니라 설계, 제작, 건설 기관 등을 포함하면 다양화할 수 있다. 인허가의 선진화가 바로 원자력의 선진화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친원전 시대를 공고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제언을 정리해 보았다.
탈원전으로 인해 오염된 부분을 말끔히 청소하자. 원자력 종사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만이 원전 강국을 만들 것이다. 다시는 탈원전을 당하지 않기 위해 행동으로 나서자. 특히 탈핵 무당들과의 전투에 몸을 던지자.
출처 : 지구와에너지(http://www.earth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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