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의 소중했던 기억을 되새기면 학우들과의 소풍, 수학여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수학여행은 아이들에게 견문을 넓히고 학창시절의 추억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장 소중한 교육이자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4월 16일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단의 여객선 사고로 교육부는 4월 21일 전국 초·중·고 1학기 수학여행을 전면 금지한다는 공문을 시달했다. 이로 인해 단체 수학여행 뿐만 아니라 체험학습 또한 전면 금지되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러한 대안은 멀리 내다보지 못한 성급한 해결책이다. 과거 잦은 안전사고가 발생했을때 수학여행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제도와 기반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채 반복적인 학습의 일환으로 진행해 왔던 건 분명 큰 문제이다.

단원고 수학여행단의 사고로 집단적 수학여행 관련 안전성과 수학여행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는 시점에서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는 점에 다소 안타깝고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 안전한 수학여행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사건은 엄밀하게 따지면 집단이동으로 인해 대형사고 위험이 노출된 것은 사실이나 수학여행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동수단에서 발생한 문제이며 인재다. 기존의 집단적 수학여행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률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의 수학여행은 통제와 규율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4∼5월 성수기에 체험학습 및 수학여행 일정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학교에서는 일정 맞추기가 어렵고,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하게 되면 좋은 숙소나 안전한 이동수단을 사전에 예약하는 건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교육청 지원 금액이 낮은 점과 경제연구소에서 산출된 기초금액이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수년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도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정해진 예산으로 수학여행을 진행하다보니 최저가 입찰을 선호하나 낮은 금액에 좋은 숙소, 좋은 차량만을 요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따라서 지원 금액을 다소 상향하거나, 지원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학교 자율에 맡겨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집단적 수학여행시 전세버스의 꼬리물기식(대열) 운행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은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많은 차량을 운행하다보면 차량별 집결 시간이 많아 대열운행을 본의 아니게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열운행을 금지하는 여객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이 또한 수학여행의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만 대열운행 관행이 개선될 수 있다.

안전한 수학여행을 위한 광주전세버스 업계의 노력은 여러 방면에서 진행되어 왔다. 2012년 하반기부터 전세버스 출발 전 무료점검을 교통안전공단과 협의하에 진행하고 있고, 전 업체를 대상의 안전교육은 물론 사고다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특별방문교육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버스 안전사고에 대비, 버스 운행 전 승객들에게 사고 발생 시 대처 요령, 비상망치·소화기 위치 및 사용법 등 안전사항 안내 방송을 실시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시민들에겐 전세버스 이용 계약시 보험가입 여부, 차량검사 여부, 운전자의 운전자격 취득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교통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운수업체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과 관리에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수학여행을 재개한다는 교육부의 발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큰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 고려한 성급한 해결책은 지양해야한다. 세월호 참사가 안타까운 건 사실이지만 정부와 교육부의 성급한 미봉책으로 단순히 관광산업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나아가서는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학창시절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대안이다. 수학여행을 폐지한다고 해서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은 없다. 모든 기관과 단체 그리고 업체에서 안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 학생들이 학창시절 가장 소중하고 의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수학여행이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