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과속, 신호위반 운행 결국 29명 중경상 사고 일어나
 
시내버스 2대가 충돌하면서 승객과 버스기사 등 29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일 저녁 7시 50분께 서성광장(마산합포구) 사거리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경남데파트 쪽에서 부림시장 방면으로 좌회전하던 101번 시내버스가 신호위반을 하면서 일어났다.

승객 11명을 태운 101번 버스가 신호위반 좌회전을 할 때 어시장 쪽에서 경남데파트 방향으로 직진하던 106번 버스가 101번 버스 측면을 들이받은 것이다. 106번 버스에는 승객 16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발생 직후 마산소방서는 승객 27명을 구조해 인근병원 6곳으로 분산 이송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삼성병원으로 이송된 한 승객은 심한 아랫배 통증을 호소해 진단 결과 신장에서 혈류가 발견돼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안면부 부상을 입은 한 승객은 치아 3개가 빠지고 심한 턱 손상을 입어 양산부산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갈비뼈 골절 환자가 발생했는가 하면 유리 파편에 상처를 입어 봉합 시술을 받은 부상자도 다수였다.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은 승객들 역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서성광장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창원지역 시내버스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민들은 급출발과 급정차, 그리고 과속과 불친절 등이 창원지역 시내버스에서 나타나는 고질적 문제라며 불안해했다.

실제 지난 5월 말에는 한 중학생이 월영마을(마산합포구) 입구에서 하차할 때 시내버스 문이 열린 상태에서 급정차하는 바람에 길바닥에 넘어지면서 부상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시내버스 기사는 사고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뺑소니'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한 달 동안 산호동, 석전동, 합성동 등 주요 교차로에서 시내버스 과실로 추돌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마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석전동 극동아파트 앞에서는 승용차를 친 시내버스가 그대로 도주한 사건도 발생했다.

시내버스 신호위반이 일상화된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건도 발생했다. 마산합포구 문화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이 일대 횡단보도에서 신호위반을 한 시내버스를 촬영해 마산중부경찰서에 신고한 일도 있었다. 마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신호위반을 한 시내버스는 수백 대에 이르렀다. 경찰은 사진에 확인된 시내버스 업체에 출석 통지서를 보낸 후 곧 범칙금 처리를 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문을 열고 과속하는 창원지역 시내버스가 SNS 상에 소개되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산 일도 있었다.

사정이 이러하지만 창원시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조 관계자들은 "신호위반을 하지 않고 과속을 하지 않고는 도저히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없는 노선이 몇 군데 있다. 그 노선을 조정하자고 수차례 창원시와 사측에 요구를 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공영제를 도입해 시내버스 기사들에 대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겠지만 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필요한 노선 조정 요구조차 왜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원시 시내버스 담당 관계자는 "시민들의 편의와 사업자가 요구하는 이윤 등을 고려해 큰 무리가 없는 선에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시내버스 사고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호위반과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