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거버넌스 안전정책’ 대세
英·美 주민자치 통한 순찰 등 체계화, 지역사회 연대 통해 위험요소 줄여가

세월호 침몰 참사를 계기로 국가와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안전시스템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스웨덴의 도시 리드코핑은 지난 1989년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안전도시 공인을 받았다. 2008년에는 세계 22개국 131개 도시가 공인을 받았다.

우리나라도 경기 수원시가 2002년에 안전도시로 공인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서울 송파구, 강원 원주시, 제주특별자치도, 경남 창원시 등이 공인을 취득했다. 현재는 서울의 마포, 노원, 강북구와 경기 고양, 화성, 인천, 충남 천안, 계룡, 대구, 부산, 경남 남해 등이 안전도시 인증을 추진 중이다.

 

WHO의 안전도시 모델은 지역사회 수준에서 손상예방과 안전증진을 위해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안전사고 등을 줄이는 방식이다. 지속가능한 안전시스템의 구축이다.

이처럼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행정과 시설을 점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시민과 함께하는 도로 시설물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시행 첫해인 2012년에는 해당 지역 주민 524명이 12개의 시설물 점검에 참여해 총 138개의 문제점을 지적해 이 결과를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 거버넌스 방식의 안전정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영국에서는 야간순찰 등 지역사회 치안유지를 위한 민간활동을 발전시킨 형태로 '네이버후드 워치'라는 프로그램이 1972년 시작됐다.

미국도 1960년 말 주민들의 자기조직화와 훈련을 통해 치안을 유지하는 역량 확보, 경찰조직과의 거버넌스로 민간활동을 더욱 활성화시켰다.

또 지역사회와 관련된 범죄와 경찰의 보고서 등 정보를 수집·공유하며 안전문제를 진단하고 범죄 피해계층의 수요 파악 등의 활동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 같은 세계 각국의 지역사회 모델은 안전에 관심이 많은 개인들이 자발적인 모임이나 자원봉사자들의 네트워크로 조직화돼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된다.

지방행정연구원 조대욱 연구원은 "이런 네트워크에 기반한 활동을 통해 참여자를 확대하고 자원 공유를 추진하는 등 유관단체들 간의 거버넌스 구축이 활발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우리에게 주민 주도적인 다양한 안전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다고"고 분석했다.

국가와 지역사회 전체를 안전공동체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주민주도형 등의 참여에 의한 상향식 접근을 촉진시키기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