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은 안전관리에서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전환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온 나라가 안전을 구호로 외치면서 커다란 트렌드가 되고 모든 정치인들이 안전을 공약이나 주제로 삼고 국가에서도 재난구호의 중심기구로 국가안전처를 신설할 것이라고 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설사 일어난다 해도 통제 조직이나 기구중심으로 접근해 현장중심 재난안전관리의 효율을 저해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동주택은 대한민국 주거 형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집합적인 공간에서 시설물을 공유하면서 살아가는 공동주택은 항상 사고가 재난으로 될 수 있는 집합시설물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주택법과 시행령에는 공동주택 안전관리책임자의 교육과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에 근거해 정기적인 교육과 안전관리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 외 어린이 놀이시설안전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도 각종 안전관리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동주택의 안전관리 전반도 같이 검토해 효율적인 재난안전체계로 접근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공동주택은 입주민, 집합시설물, 관리운영주체로 구성 운영되는 커뮤니티이며, 주거공동체이다. 모든 입주민의 안전한 주거생활을 위해 입주민의 안전의식을 함양하고 각종 시설들의 적기 점검과 보수를 통해 안전예방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존엄이 일상생활에 가장 소중한 가치로 실현될 수 있도록 안전의식을 생활화하고 비용논리에 지배되지 않는 실질적인 예방안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자체 위기관리시스템이 발휘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 장비는 물론 교육과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재난 발생 시 국가재난안전체계와 협력해 재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며, 재난시스템이 보다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현장 중심의 예방관리와 위기관리에 책임과 지식을 가진 공동주택 안전관리책임자가 재난관리에 같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의 안전관리는 안전예방관리, 위기관리, 재난관리를 단계별로 시스템화하여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고, 공동주택이 가지고 있는 공공적인 기능을 중시해 입주민의 안전복지를 위한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예방적 유지관리, 안전의식과 안전문화의 확산, 더불어 안전관리책임자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돼야 한다. 세월호 사고처럼 안전관리책임자의 안전의식 결여와 위기대응능력 부재가 단순사고에 그칠 수 있는 위험상황을 재난참사로 이르게 한 것을 볼 수 있다.

공동주택 안전사고의 예방과 효율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재난안전시스템에서 안전관리책임자의 역량 강화와 함께 현장중심형 안전네트워크가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돼야 한다. 아울러 안전관리책임자의 부재와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후화된 소규모 공동주택의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국가적인 관심을 반드시 기울여야 한다.

- 이재광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남도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