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화재·재난 관련 각종 정보를 총망라한 소방안전지도를 개발했다.
서울시는 20일 오전 신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119 행정과 첨단 IT기술이 융합된 소방안전지도를 운영해 재난대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소방안전지도란 각 건물별 현황, 사고 지역 주변 위성사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도로 폭, 소화용수 위치 등의 시설 정보를 담고 있는 디지털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현장지휘관은 화재나 사고가 날 경우 LTE망을 이용한 전용 단말기를 통해 사고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종합방재센터와 각 소방서 상황실에서는 행정망 PC를 이용해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소방안전지도 도입을 위해 약 1억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1년여 간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찾아낸 소방차 통행곤란지역 473곳과 전통시장·사회복지시설·쪽방 등 화재취약시설 1676곳 등의 정보와 기존 화재진압작전도, 재난현장 정보 등을 소방안전지도에 담았다.
 
현장 출동 소방대가 건물 현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시내 68만 동의 건축물 정보를 수록했다.
사고 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1262명의 장애인 거주정보, 142곳의 유해화학물업소, 43곳의 국가중요시설 등의 정보 역시 포함됐다.
 
서울시는 소방안전지도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단말기 30대를 23개 소방서 지휘차에 배치한 상태다. 다음달 중으로는 각 소방서 구조대에도 24대의 단말기를 비치해 효과를 분석한 다음 점진적으로 전체 소방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소방안전지도의 주요 기능은 출동 전, 출동 중, 현장대응 단계별로 나뉜다.
출동 전 단계에서는 화재신고가 접수되면 관련정보가 전용 단말기에 즉시 전송된다.
 
소방관은 단말기를 통해 화재발생지점, 위성사진을 포함한 주변정보, 위치·용도·구조 등의 건물정보, 재난유형 및 규모 등 출동상황정보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출동지령서를 출력해서 출동해야했던 기존 시스템보다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동 중에는 사고지점까지 가는 최단 경로와 도로정체상황을 알려주고 출동차량의 이동경로를 5초 간격으로 표시해준다. 이를 통해 출동시간이 단축되고 출동대별 도착순서에 따른 임무 배정이 가능해진다.
 
또 소방차가 다닐 수 없는 지역과 도로 통행에 있어 장애물이 있는 지역도 지도에 표시돼 현장 도착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장 대응 단계에서는 사전에 파악된 건물정보와 화재진압작전도 등을 활용해 선제적인 진압작전에 나설 수 있다.
 
우선 지도에 건물 주변의 실제 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위성사진이 제공돼 어디로 진입해서 어느 곳에 차를 세울 지를 현장 도착 전에 정할 수 있다.
 
총 5만8984곳의 소화용수 위치도 표시돼 화재진압을 위한 급수에도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화재가 번질 수 있거나 폭발 등 2차 사고가 우려되는 목조밀집지역이나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풍향과 풍속 정보를 제공해 피해확산을 차단한다.
 
소방안전지도에 포함된 장애인 거주정보를 통해 사고 시 스스로 탈출이 어려운 장애인에 대한 구호조치도 강화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소방안전지도의 구축·운영·정보관리·보안대책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조례를 제정해 오는 6월께 공포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방시설·건물·도로 등의 변동사항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재난사고에 적극 대응하고 대학 실험실 등 취약시설을 찾아내 자료를 보강한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공무원의 위치추적시스템을 구축해 소방공무원에 대한 안전도 강화한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IT기술과 119행정이 결합된 소방안전지도 운영을 통해 출동시간을 단축하고 선제적 대응작전을 펼쳐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소방관들의 안전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