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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안전이란 사회적 규제가 일방적인 규제완화 대상 안돼야
전기공사부문 재해율 별도 공포 없어
재해율 통계, 실태연구부터 선행해야
시공사-재해예방지도기관, 갑을관계 개선해야
생명존중 안전문화 정착 위한 제도 개선 선행해야

우리나라는 80년대까지만 해도 1·2차산업 중심의 농·어업 사회로 다중이용 시설물이나 대형 구조물은 물론 대중교통 수단도 많지 않아, 자연재해와 화재 이외에 건물붕괴나 가스폭발 등의 도시형 재난은 크게 염려할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80년대 중반기 이후 석유·화학·건설 등 대단위 공업단지가 조성되고 생활환경 또한 고밀도 도시화가 진행되었으며, 철도, 항공 등 교통수단 이용률 증가와 가정의 주 연료인 연탄이 도시가스로 대체되는 등 고도산업사회로 사회환경이 급변하면서, 한 두 사람의 실수가 많은 사람들의 생명은 물론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쓸어버리는 대형참사를 초래하였음을 서해훼리호 침몰, 삼풍백화점 붕괴 및 동해안 산불, 괌 비행기 추락 등과 같은 재난을 통해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의 고도성장을 추구함과 더불어, 인명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일부 사람들과 사회저변에 안전의식이 성숙되지 못한 원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사고 공화국이라는 국제적인 오명을 듣게 되어 국민 자존심이 치명적으로 훼손되었습니다.

애절한 사랑과 영상으로 더 유명해진 20세기 최악의 안전사고인 타이타닉호가 침몰한지 1세기가 지났습니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4일 첫 항해에 나선지 닷새만에 빙하에 부딪혀 철판과 철판을 연결하는 불량 리벳의 사용으로 1,500여명이 넘는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된지 100년이 지난 우리의 생활과 산업현장의 모습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되묻게 되는 요즘입니다.
 

 <안전관리 체계 문제점>
 
1. 시장경제와 기업규제
헌법 제34조제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 안전과 관련한 사회적 규제의 근거가 됩니다. 또 헌법 제9장(경제) 제119조제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간의 조화를 통해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명시, 기업활동의 자율과 시장경제 질서유지를 위한 경제적 규제의 근거가 됩니다.
국가는 기업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하더라도 헌법에서 정한 재해예방의 책무를 부담시킵니다. 기업활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려고 제정되어져 있으나, 국가 책무 수행을 위한 사회적 규제와 기업활동에 대한 경제적 규제가 여러분야에서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전기·가스 등의 시설물 감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교통시설과 구조물은 국토교통부, 소방·방재 등 재난관리는 안행부, 근로자의 안전보건 문제는 고용부가, 기업활동의 자율성과 규제완화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나누어 담당하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용부의 근로자 보호 책무수행과 산업통상자원부·국토부·안행부의 시설물 감독 및 산업부의 기업규제 완화가 충돌하여 갈등을 야기시켰고, 지방분권화로 더욱 혼란스러운 양상이었습니다. 이에 근본적으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재조정되어야 할 단계가 되었으며, 이제는 안전이라는 사회적 규제가 일방적인 규제완화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는 것을 꿈도 펼쳐보지 못한 청소년들의 죽음을 통해 뼈져리게 반성해야 하며, 최소한 경제적 규제와 사회적 규제가 균형을 이루는 실효성 있는 규제완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 입니다.
 
 
2. 정량적 목표설정의 어려움
우리 업계의 안전관리의 목적은 안전한 일터 조성으로 재해 없는 사업장을 만드는데 있지만 목적에 따른 목표설정에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가령, 전기공사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얼마나 크게(중대하게) 일어나는지를 수치화해서 정량적인 목표를 설정해야만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것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정량적 목표설정에는 재해율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아쉽게도 전기공사 부문의 재해율은 공포되고 있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전기공사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라 건설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재해율 산정에도 영향을 미쳐 전기공사 부문의 재해율은 건설업 또는 가스·수도업에 포함되어 공포되고 있습니다.

재해율 통계분석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담당하고 있어 전기공사 부문의 재해율 산정에 대한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하였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는 전기공사가 얼마만큼 위험한지 파악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해바라기처럼 담당기관만 바라보기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이 초래될 수 도 있으므로,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국가 기금으로 연구용역하여 재해율 통계를 기반으로 업계의 안전관리 실태를 연구하여 문제점 도출과 더불어 최선의 해법을 찾는 작업이 선행되어져야 업계의 효율성 높은 안전관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재해예방기술지도 제도의 갑을관계 개선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공사금액 120억원 이상인 건설공사는 안전관리자를 의무적으로 선임하게 되어있으며, 1억원 이상 120억원 미만인 공사는 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에서 기술지도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각종 재해통계조사에 따르면 대규모 현장 보다 중·소규모의 사업장에서 사고 빈도가 더 높게 나타났고, 이에 따라 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전문가의 눈으로 점검하고 계도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아주 어려운 상황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술지도 수수료의 자율화에 따른 지도기관의 경쟁구도 심화로 덤핑과 편법계약이 성행하게 되는 등 갑을관계가 조성되면서 본래의 의미가 많이 퇴색 되었습니다.

이번 안전관리 체계의 붕괴로 수많은 소중한 생명을 잃은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안전만큼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듯이, 이제는 시공사와 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의 갑을관계의 개선으로 객관적인 검증으로 회원사 사업장에 재난·재해를 예방해야 하며, 사후 규제 보다는 예방적 규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국가 안전처의 신설로 재난·안전의 컨트롤 타워의 역할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안전문화 정착 방안>

안전관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재해예방(災害豫防)에 있으며, 문화란 대부분의 국민이 행하고 따르는 규범입니다.

좋은 문화를 정착키시는 것은 첫째로, 사회 전체적으로 호응하는 분위기의 자율적 조성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안전문화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법체제가 잘못되어 있으면 사람들은 잘못된 법을 탓하며 이를 위반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안전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많은 제도적 개선이 선행 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공유된 믿음과 이해를 바탕으로 기존 조직문화와의 적절한 접목을 통하여 자연스러운 변화를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일방적인 계도나 교육·홍보의 전개는 일부기관 또는 단체에서만 성과 없는 운동으로 전락했던 과거를 되풀이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율적인 안전문화 정착입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행복을 위해 지키고 만들어 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안전문화가 형성되어져야 우리 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재난은 미리 짐작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 재난을 만난뒤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수 많은 비극적 참사를 통해 사고공화국이라는 불명예의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길은, 산업현장 뿐만 아니라 생활속에서도 고귀한 생명존중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인식의 확산이 범국민적인 노력으로 하루속히 정착되어야 앞으로 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으며,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안전문화의 정착이야말로 안전관리의 기본이념인 인간존중을 실현하는 시대적 책임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