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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공, 위험물 하역·관리업체 '여수페트로' 지분 51% 매각…경제논리에 '안전' 뒷전
 

여수산업단지내 석유화학 제품의 하역과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여수페트로'가 민영화됐다.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최대주주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지분 전량을 민간업체에 넘기면서다.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한 민간업체가 페놀·에틸렌 등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느 석유화학제품의 안전관리를 전담하게 된 셈이다. 이로 인해 '화약고'란 오명을 쓰고 있는 여수산단의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단공은 최근 여수페트로의 보유 지분 51%를 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금호피앤비화학·여천NCC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산단공은 2006년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부두의 해상하역업무를 전담하기 위해 산단 입주기업들과 함께 여수페트로를 설립했다. 2009년 당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보유지분 80% 중 29%를 매각했고 이번에 나머지 51%를 전량 매각키로 한 것이다.


지난해말 현재 여수페트로의 주주는 산단공(51%·이하 지분율) 롯데케미칼(17%) 금호석유화학(12%) 금호피앤비화학(10%) 대림산업(5%) 여천NCC(5%)로 구성돼 있다. 산단공은 여수페트로의 주주를 대상으로 매각을 진행했고 대림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지분 인수에 나섰다. 산단공이 보유한 지분의 취득가는 2억5500만원이며, 매각가는 3배 수준인 7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은 오는 7일부터 10일 사이에 각 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지분 인수를 승인 받은 뒤 계약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간기업에 경제성과 동떨어진 석유화학부두의 위험물 하역과 안전관리·화물주의 시설물 유지 점검 업무를 맡기면 안전관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여수산단은 지난해 대림산업 공장 폭발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었고 올 들어서도 지난 2월 한화 화약창고 폭발과 지난 7월 참치 운반선의 가수 누출 등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는 곳이다.


실제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서울 성동구을)이 산단공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 5월까지 산단내 사고 발생 건수 132건 중 여수산단은 18건으로 울산산단(35건) 다음으로 많았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몰려 있는 울산·여수산단의 사고 발생이 전체의 40%를 웃돈 것이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남 여수을)실 관계자는 "여수페트로의 민영화는 안전관리에 허점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며 "여수페트로의 당초 설립 취지와 운영 구조 등 실태파악을 한 뒤 매각 추진의 적합성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단공 내부에서도 지분 매각에 대해 회의적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다른 부두와 달리 여수석유화학부두는 위험물질인 석유화학제품을 선적하고 하역하기 때문에 하역과 안전관리를 통합 관리할 업체를 민관 공동으로 설립한 것"이라며 "다른 부두에 비해 안전사고 발생률이 낮았다고 자평했으나 2009년 정부 지침에 전량 매각하라고 못박아서 일정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