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이전과 다르게 활동해야 한다.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 당해 있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1897~1945)의 것이라고 흔히 회자(膾炙)되는 말들이다. 보는 순간 무릎을 치고 싶어질 정도로 선전선동의 요체(要諦)를 잘 보여주는 명언(名言)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괴벨스가 이런 말들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괴벨스의 이름을 갖다 붙였을 가능성이 높다. 괴벨스가 이런 말들을 한 장본인으로 꼽히는 것이야말로 그에 대한 세상의 평가를 보여준다. 괴벨스라면 이런 소리를 하고도 남을 뻔뻔스러운 선전선동의 귀재(鬼才)라는 평가 말이다.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박상덕 수석연구위원]
반지성 반과학 선동에 함몰된 원자력 : 탈원전
탈원전은 한 마디로 반지성 반과학에 원자력이 무너짐으로 초래되었다. 원자력에 대한 과학적 사실 즉,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에서 뛰어난 에너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학적 사실이 탈핵무당에 의하여 왜곡선동되었다. 더구나 원자력계는 왜곡선동을 적극적으로 막지 못하고 방치하여 원전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었다. 이 왜곡선동 세력은 결국 정치와 결합하여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선언을 만들어 내는 불행을 초래했다. 선동 사례를 살펴보자.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 확산 경로]
경기연구원은 2022년 6월 2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국제 공조 방안을 발간’하면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의 그림 자료를 언급하며 방사능물질이 태평양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NOAA 홈페이지에 확인해보면 이 그림은 쓰나미 파도 높이를 표시한 내용이었다. 쓰나미 파도는 물질의 전달이 아니고 에너지의 전달일 뿐이다. 에너지는 물질보다 훨씬 빠르게 전파된다. 이 사실을 마치 방사성 물질이 전파된 것으로 왜곡하여 방사능물질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였다.
[후쿠시마 방류수의 영향]
그린피스의 장마리 캠페이너는 2022년 7월 28일 그린피스 홈페이지에 ‘후쿠시마 오염수 막을 시간, 9개월’이라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는 방류 후 9개월이면 우리 나라에 돌아온다는 사실만 강조하고 어느 정도 농도로 희석되는지와 그것이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더구나 방류수가 음용수 이하라는 것은 문서에만 존재하고 기술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다고 주장하며 국내 수산업계의 손실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만 주장했다. 의도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과학적 영향은 말하지 않고 돌아오는 시간과 피해가 발생할 것만을 강조했다. 사실 처리수를 일본의 배출기준보다 1/40로 희석하여 배출하면 우리나라에 올때 1조분의 1로 희석된다. 원자력연구원에서 계산한 바에 의하면 처리수를 현 상태로 1년 안에 모두 방류한다 해도 우리 국민의 피폭량은 제한치의 7,100만분의 1이다. 바다에 이미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삼중수소와 비교하면 찾는 일조차도 어려운 수준이다. 실제로 2011년 3월 후쿠시마 사고 후 2년 동안 무방비로 방사능물질이 흘러나왔다. 흘러나온 양은 지금 후쿠시마에 보관되어있는 양의 1,000배 정도다. 그런데 우리 바다에 어떤 영향이 있었나? 해수욕장이 폐쇄된 일이 있었나? 어획이 금지된 일이 있었나?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발간하는 보고서에서도 이 내용이 확인된다. 그림 7에서 보면 2011년 이후 삼중수소의 농도가 변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
환경운동연합은 2019년 2월 26일 홈페이지에 ‘후쿠시마 사고, 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라는 기고문을 올렸다. 아이가 검진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사진을 올려서 감성을 최대한 자극하려고 애썼다. 기고 내용에는 마치 암이 증가한 것처럼 포장했다. 그런데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UN Scientific Committee on the Effect of Atomic Radiation)는 2014년에 후쿠시마 어린이 갑상선 증가 이유는 기술의 발달로 고감도 장비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았던 다른 3개 현에서도 동등한 장비로 검사하니 비슷한 비율로 측정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선동하고 있다.
[월성1호기 관련 선동] 포항 MBC는 2022년 9월 20일 ‘깨지고 갈라지고‥월성원전 방사능 오염수 줄줄 샌다’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월성1호기가 위험하다고 선동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실제로는 방송 9개월 전 2021년 12월에 수리가 완료되었음에도 마치 2022년 9월 현재 새고 있는 것처럼 방송했다. 더구나 그 당시 누수량은 묻어나오는 수준인 시간당 300cc였는데 줄줄 샌다는 표현을 사용하여 국민을 의도적으로 오도했다. 여기서도 새는 물에 의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언급하지 않았다.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 영향이 없는데 왜 보도했을까? 그냥 선동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 외에는 더 생각해 볼수가 없다.
원자력에 대한 사실과 과학
앞에서 원자력에 대한 왜곡된 내용을 소개했다. 그렇다면 진실된 내용은 무엇인가? 원자력에 대한 과학적 사실은 3가지로 요약된다. 즉,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이다.
[안전성] 안전성의 가장 좋은 판단 기준은 치명률이다. 일반인 중에는 원자력에 의하여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고 생각하지만 과학적 데이터로는 원자력이 다른 재생에너지와 비교할 때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유럽연합의 JRC(Joint
Research Center)에서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세대 원전은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훨씬 안전하다.
[환경성] 기후변화가 화두인 시대에 환경성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이다. UN 기구의 하나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발표한 발전원별 생애주기 탄소 배출량을 보면 원전의 환경성이 돋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태양광이 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태양광 패널을 만들 때 사용하는 전기에 화력발전 전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패널 값이 싼 이유는 중국에서 화력발전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원자력도 발전중에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지만 우라늄 채굴부터 폐기될 때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하여 계산한다.
[경제성] 원자력의 발전단가를 보면 경제성을 바로 알 수 있다. 원자력이 경제적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거의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다. 언론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발표 내용을 인용하여 에너지경제신문에서 보도한 에너지원별 정산단가는 아래 그림과 같다. 다만 일부 반원전 주의자들이 원자력발전 단가에는 폐로,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거짓 주장한다. 실제로는 모든 비용이 다 포함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 비용의 적정성을 검토하여 기금 요율에 적용하였다.
위험과 위험 인식 통상적으로 일반인과 전문가 사이에는 위험에 대한 인식 방법에 차이가 있다. 일반인은 정보가 부족하여 올바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가짜뉴스에 의한 괴담 선동까지 포함되어 일반인의 인식은 쉽게 왜곡된다. 나아가 한번 심어진 인식은 잘 바뀌지 않는다는 심리적 문제도 개입되어 복합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위험 인식] 먼저 위험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보자. 위험은 통상 3가지로 분류된다. 즉 유해(Hazard), 리스크(Risk), 피해(Harm)로 분류된다. 유해는 물질이나 환경에 내포된 위험으로 발현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리스크는 유해한 상황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확률)을, 피해는 위험이 나타나 입은 손상을 의미한다. 일반인은 유해한 환경만 있어도 위험하다고 인식하며 여기에 분노와 같은 감정이 더해지면 위험을 더 크게 인식한다. 다만 유해한 환경이라도 가치를 느끼면 위험 인식도가 줄어든다.
대중의 위험 인식 = 유해 + 분노 감정 - 가치
다만 원전을 반대하는 극단주의자들은 상황에 상관없이 무조건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원전 반대론자의 위험 인식 = 무조건 (언제나 어디서나) 위험
전문가는 위험발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한다. 즉 빈도와 강도로 정량화하여 평가하며 이 수준이 기준치에 못 미치면 설계를 변경하거나 관리를 강화하여 기준치를 맞춘다.
전문가의 위험 인식 = 빈도(발생 가능성) x 강도 (피해 크기) / 관리
그 결과 일반인과 전문가 사이에는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1). 그림 11 왼쪽은 원전의 리스크를, 오른쪽은 원전 폐기물의 저장 방법에 대한 평가이다. 전문가(검은색)와 일반인(회색)의 차이가 확연하다.
1) Risk Perception by the Public and by Experts : A Dilemma in Risk Management / Lennart Sjöberg / Human Ecology Review, Vol. 6, No. 2, 1999
[정보 부족] 일반인의 판단이 전문가와 달라지는 이유는 정보의 부족이다. 인간은 정보가 부족하면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이다. 정보를 충분히 가지면 어떻게 판단하는지 살펴보자. 목진휴 교수는 ‘위험인식과 정책수용’이라는 논문(한국정책학회보 제26권 2호(2017.6): 419~448)에서 정보와 지식수준은 일반 국민이 가지고 있는 위험 인식이 부정적으로 정책수용에 대한 초래하는 영향을 상당히 줄여 주는 긍정적 조절 효과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원자력 분야는 아니지만 공공정책과 관련 일반인에 대한 연구에서도 정보에 의하여 인식이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James Kulinski 등이 발표한 ‘Misinformation and the Currency of Democratic citizenship’에서 실증적 증거는 믿음을 바꿔 놓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정확한 정보가 주어졌을 때 처음 태도를 바꾸는 것을 확인했다. 2010년 David Redlawsk 등은 ‘The Affective Tipping Point : Do Motivated Reasoners Ever get It?’을 통하여 자신의 신념과 상반된 정보에 흔들리는 Tipping Point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2017년 나이핸과 라이플러는 ‘The Roles of Information Deficits and Identity Threat in the Prevalence of Misperceptions’에서 잘못된 정보를 정정해주면 유의미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시 방법으로 도표가 텍스트보다 더 효과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0년 Brenden Nyhan 등이 발표한 ‘When Corrections Fails : The Persistence of Political Misperceptions’에서 신념이 도전받으면 그것을 더욱 강력하게 고수하는 Back Fire(역화효과)가 일부에서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2018년 Thomas Wood, Ethan Porter가 발표한 ‘The Elusive Backfire Effect : Mass Attitudes Steadfast Factual Adherence’에서 역화효과는 재생산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즉, 바른 정보를 알면 알수록 일반인은 올바르게 판단한다는 사실을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경가소성] 그런데 이런 판단은 하루아침에 바른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다. 바른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여야 바뀐다. 이 상황은 신경가소성(neural plasticity) 이론에서도 확인된다. 신경가소성은 뇌의 신경세포가 새로운 자극에 의해 일생동안 자라고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론이다. 즉, 뇌는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에 따라 기존의 신경망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그 형태를 바꾸어 나가는 특성을 보인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새로운 신경망이 구축될 때까지 꾸준히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시간에 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 공산주의자들이 사용하던 세뇌 교육도 이런 효과를 노리고 가짜 정보를 반복적으로 주입하여 개인의 생각을 강제로 바꾸었다.
[사회적 통념] 우리 사회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위험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어떤지 알아보고 우리 사회가 받아드릴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일 자체가 위험을 헤치고 나가는 과정이다. 위험이 전혀 없는 사회는 없다. 그러기에 국제사회에서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면 받아드릴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국제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림 12 영국의 예를 보자. 리스크 범주를 5단계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이 중에서 리스크가 10-6이하면 사회가 받아드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10-7이하면 리스크 자체를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10-5와 10-6 사이면 비용효과 분석에 의하여 효과가 비용에 비하여 크면 받아드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것이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판단이다. 2018년 일본에서 원전 재가동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나고야 고등법원은 원전 재가동 판결 이유를 ‘원전위험성이 사회 통념상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도 코로나 극복을 위해 백신을 도입할 때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한 역효과보다는 국민 전체의 긍정적 이익이 크기 때문에 백신을 권고한 다고 정부에서 국민을 설득했다.
결론
결국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꾸준히 알리는 수밖에 없다. 물론 사회통념에 맞게 재해석하여 전달하는 과학 소통 기법도 개발 적용해야 한다.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의 신뢰 확보와 감성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일반인에게 그들이 감성적으로 느끼는 위험이 ‘과학적이지 않다’라는 사실을 꾸준히 알리면 초두효과를 뒤엎고 최신효과로 갱신된다. SNS는 이러한 활동에 적합하다. 탈핵세력이 사용해 왔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내용만 바꾸어 전달한다면 효과가 있다. 특히 원자력 관련 기관이 사실과 과학을 전달하는 첨병이 되어야 한다. 탈핵세력은 이렇게 접근해도 변하지 않는다. 이권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팩트로 폭격하는 수밖에 없다. 원점을 공략하여 고립시켜야 한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권하에서 싸워온 경험의 결과가 이 사실을 보여준다.
국가 차원에서는 갈등 조정 개입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 갈등에 개입하여 해결될 때까지 관여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원자력뿐만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서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기에 원자력은 물론 다른 사회 갈등도 관여하는 전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원자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며 우리나라에는 필수불가결한 에너지이다.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에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하여 뛰어나기 때문이다. 원전의 우수성과 괴담에 대한 반박 자료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 국민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지속적으로 올바른 정보를 전파해야 한다. 탈원전 이전처럼 행동하면 또다시 탈원전의 고난이 온다. 후손에게 밝은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서는 원자력계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게 활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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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노인과 양파 
"오염수 ‘가짜 과학’이 국민 혼 빼앗아 괴담으로 번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