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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발생한 경남 창원터널 트럭 폭발·화재 사고는 그동안 이와 유사한 안전사고를 숱하게 겪고도 사회적 대응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과거 사고들에서 배운 것도, 개선된 것도 없다는 말이다. 2015년 이래 터널 안에서 큰 인명피해를 낸 대형차량 사고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때마다 정부당국은 사고 터널 입출입로의 구조적 결함부터 운전자 졸음운전 등 각종 문제를 지적하며 안전대책 마련을 약속했으나 실제로 나아진 게 없다.
 
이번 사고에서도 운송업자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5t 트럭에 인화성 유류가 6~7t 정도 실린 것으로 추정되면서 과적 운행을 의심케 한다. 사고 직후 트럭에 실렸던 드럼통 수십 개가 도로 반대편까지 나뒹군 점으로 미루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도 나타났다. 과적과 고정 미흡은 운송업계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 행태’다. 정부는 안전지침을 지키도록 지도해 개선하겠다고 반복하고 있으나 현장에선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 운전자가 76세의 고령자로 알려지면서 또 한번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고령운전자의 경우 민첩성과 인지능력이 떨어져 위기 시 대응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바다. 또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점유율이 지난해 10%(11.1%)를 넘어서고, 고령운전자 사고에서의 사망사고 증가율도 높아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터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엔 위험물 운송자 연령제한이 없다. 고령운전자가 과적을 하고 고정도 제대로 안 된 낡은 트럭으로 고속도로를 질주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사고 직후 “정부 차원의 교통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엔 제발 현장에 먹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고 실천해주기 바란다.

또 한가지는 재난문자메세지의 늑장 전송이다.
사고발생 시각인 오후 1시 21분에서 1시간 20분이나 늦은 2시 35분에 김해시에서, 2시 46분에 창원시로 부터 문자가 날라온 것이다. 터널에 갇힌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고 얼마나 불안에 떨었을것을 생각하면 좀더 발빠른 조치가 아쉬울 따름이다.

더욱 기가막이는 것은 창원시 공무원의 재난에 대한 인식이다.
필자가 문자전송을 담당하는 창원시에 왜 문자가 이리도 늦었는지, 지난번 홈플러스앞 상수도 송수관 파손때도 늦었지 않으냐며 문자전송에 어떤 애로가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공무원은 대뜸 교통사고라서 재난문자 발송을 원래는 하지 않는 것인데 배려 차원에서 했다는 것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단순교통사고면 몰라도 사람이 3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이다. 더욱이 별안간 날아든 불붙은 기름통에 순식간에 불에타 숨지는 안타까운 재난이며 참사이다. 그런데 이러한 재난을 교통사고로 치부해버리는 공무원의 태도에 아연질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시간이라면 세월도 교통사고란 말인가?

문자전송이 늦었으면 사과와 함께 반성하고 개선책을 찾아야지 변명으로 일관하는 창원시 공무원을 믿고 이 도시에서 안전을 기대해도 좋을지 의문이다. 창원시는 광역시를 표방하고 나섰다. 제대로된 광역시는 시민의 안전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말로만 광역시, 행사만 거나하게 개최하는 광역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