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LOGIN  |  회원가입  |  안전지도사

ㆍ‘일반 차량 외관’ 특수 차량 도입
ㆍ단속 땐 내부 경광등·사이렌
ㆍ실적 올리기용 ‘함정단속’ 우려
 
 
 
한국 고속도로에도 미국의 ‘위장경찰차(undercover police car)’나 일본의 ‘복면순찰차’같이 신분을 감춘 경찰차가 등장할 예정이다. 경찰은 일반 차량과 구분하기 어려운 ‘암행순찰차’를 도입해 전국 고속도로에 보급하기로 했다.
 
경찰청 교통국은 15일 “미국·일본 등 교통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비노출 단속 차량, 즉 암행순찰차를 도입해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암행순찰차의 겉모습은 일반 차량과 똑같다. 그러나 단속 대상 차량을 발견하면 내부에 숨겨진 경광등 3개와 스피커(사이렌), 뒷면 전광판을 한꺼번에 작동시킨다. ‘경찰이 떴다’고 알리는 것이다. 전광판엔 ‘정차하세요’ 등 문구가 떠 뒤따르는 차량이 단속 대상이란 걸 알려준다. 암행순찰차 내부에 탑재된 블랙박스는 법규 위반 행위 및 단속 과정을 녹화한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홍보자료로 쓸 계획이다.
 
암행순찰차의 주요 단속 대상은 전용차로 위반이나 갓길 운행 같은 기존 순찰차로 단속하기 어려운 ‘얌체운전’이다. 경찰은 급제동과 ‘칼치기’(급차선변경) 등 난폭운전 단속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차량 통행량과 교통사고 횟수, 교통축을 고려해 오는 3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암행순찰차 단속을 시작할 계획이다. 경찰은 7월부터 서울외곽순환·영동·서해안고속도로에 도입하고, 연말엔 고속도로 순찰대 지구대마다 1~2대씩 보급해 전국으로 확대한다.
 
경찰은 암행순찰차를 도입하면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위반 심리를 억제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에서는 사복 경찰관이 일반 승용차를 타고 교통법규 위반을 잡아내기 때문에 교통법규를 운전자들이 되도록 어기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미국·일본 등 24개국에서 암행순찰차를 비롯한 ‘비노출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사복 차림의 경찰관이 일반 차량으로 교통 단속은 물론 범죄 용의자 추적도 하고 있다.
 
경찰이 단계적 도입 방침을 세웠더라도 초기엔 ‘함정단속’이라는 시민의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또 경찰이 단속 실적 올리기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경찰은 시범운영 전인 1~2월 동안 고속도로에서 전광판, 플래카드, 포스터 등을 이용해 암행순찰차 도입 홍보를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