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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라고밖에 할 수 없는 사고로 안타까운 목숨을 또 잃었다. 15일 밤 전남 담양군의 한 펜션에서 불이나 투숙객 4명이 숨지고 6명이 화상을 입었다. 숨진 피해자들은 전남의 한 대학교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소속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동아리 수련회를 하러 펜션에 투숙했다고 한다. 불은 펜션 내 바비큐장에서 이들이 저녁식사를 하던 중 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중이지만 고기를 굽던 불판의 숯불에 붙은 불을 끄겠다며 누군가 화로에 물을 붓는 순간 불길이 천장으로 옮아 붙었다는 생존자의 진술에 따라 수증기와 기름에 달라붙은 불티가 지붕으로 튀어 불이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펜션에서 고기를 굽다가 이런 변을 당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시설물의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화재에 취약한 문제가 없었는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불이 난 바비큐장은 바닥은 나무에 벽은 샌드위치 패널, 지붕은 억새로 돼 있어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고기를 굽는 숯불 등을 쓰는 바비큐장인데도 지붕이 뚫리거나 한 개방형 구조가 아니라 천장과 벽면이 막힌 구조이고, 불길이 옮아 붙었다는 천장은 샌드위치 패널에 억새를 엮어 얹은 형태였다고 한다. 이렇게 화재의 위험이 상존하는 곳임에도 바비큐장에는 변변한 소방 시설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생존자는 "바비큐장에는 소화기가 없었고 다른 객실 부근에서 겨우 찾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할 펜션의 시설이 어떻게 이 정도로 화재에 무방비일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펜션은 연면적이 1천㎡에 못 미쳐 안전 점검대상도 아니었다. 위생 점검 대상에만 포함돼 1년에 2차례 군에서 위생 점검을 받았고, 소방서에서는 지난해 7월, 2012년 8월 등 부정기적으로 소방시설 점검을 했지만 특별한 지적사항은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화재가 난 펜션은 안전 사각지대에 있었던 셈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불이 난 바비큐장은 펜션의 건축물 대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설물이라고 한다. 펜션이 이런 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하는 동안 이를 관리해야 할 행정기관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펜션 화재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재확인한 또 다른 사고로 보여 몹시 씁쓸하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강한 다짐을 했지만 어이없는 인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에 구멍이 여전히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펜션만 해도 여가활동에 국민의 관심이 커지면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이번 화재 사고에서 보이듯이 안전에서는 사각지대에 있었다. 정부는 오는 19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포에 따라 국민안전처를 출범할 예정이다. 국무총리 소속의 장관급 기관으로 신설되는 국민안전처는 기존 안전행정부의 재난안전 총괄ㆍ조정 기능 외에도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의 소방·해양경비·안전·해상 사건·사고 수사 기능을 통합하게 된다. 국민안전처 출범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안타까운 희생을 치르고서야 안전관리의 허점을 뒤늦게 고치기에 나서는 우를 더는 범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