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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예하부대에서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중 안전조치 미비로 장병 2명이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軍) 당국에 따르면 2일 밤 한 공수특전여단 예하 부대에서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중 하사 2명이 숨졌다. 이들은 부대 내 모의훈련장에서 '포로시 행동요령 훈련'을 받고 있었다고 한다. 병원 측은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으나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훈련은 포로로 붙잡힌 상황을 가정해 무릎을 꿇고 팔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에 두건을 쓰고 1시간 이상 버티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군은 밝혔다. 육군은 "24명의 병력이 1일부터 4박 5일의 일정으로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경우에 대비한 포로체험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에는 10명의 장병이 손과 발을 포박당한 상태로 방수처리가 된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검은 두건을 쓰고 9개의 방에 분산 감금돼 훈련을 받았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의 특수전 부대에서 주로 이뤄지는 이 포로 체험훈련은 올해 처음 우리 군에 도입됐다.
 
특전사는 위험한 훈련을 하면서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외국에서는 두건을 쓴 훈련 참가자의 얼굴을 물이 가득 찬 욕조에 집어넣거나 참가자들을 천장에 거꾸로 매다는 과정도 있다고 한다. 이 훈련은 극도의 위험성과 공포심 유발 등의 문제 때문에 그동안 인권 침해 논란도 있었다. 특전사는 훈련 참가자들에게 두건을 씌우고, 양팔을 뒤로 묶고, 무릎을 꿇리기는 했지만 구타 등 그 이상의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연 두건을 쓰고 무릎만 꿇었는데 건장한 특전사 장병들이 숨질 수 있는 지 의문이다. 훈련 통제관들은 훈련을 받던 장병들이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장병들이 훈련의 일환으로 소리를 지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실제로 훈련 참가자가 생명의 위험을 느낄 경우 어떻게 한다는 사전 약속도 없었던 것이다. 군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전준비와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경위를 밝혀내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사고도 기본적인 안전조치들을 취하지 않아 발생했다. 안전조치를 가장 엄격히 지켜야할 군에서 마저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지 개탄스럽다. 군은 훈련장의 안전을 철저히 재점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장병들이 선임병의 폭행이나 훈련중 안전조치 미비 등으로 숨지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군의 기강과 안전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추락했는가.그렇지 않아도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 등 최근 잇따라 터져나오는 사건들로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현돈 전 1군사령관의 '음주 품위손상' 문제를 국방부가 2개월 이상 은폐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국방부는 신 전 사령관의 음주문제에 대해 처음에는 "최근에야 인사계통으로 관련 사실을 인지했다"고 말했으나, 사실은 사건 발생 9일 만에 육군본부가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3일 밝혀졌다. 국방부의 설명이 하루 만에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군의 기강이 최고 지휘관부터 해이해졌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 사건을 대충 덮고 넘어가려는 국방부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고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할 군이 국민의 눈에 불안하게 비치고 있다. 군은 유사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조직이다. 군은 기강과 안전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