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제시를 비롯한 경남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17~18일 양일간에는 181mm의 폭우가 쏟아져 내리는 등 이달 들어 621mm가 내렸다. 문제는 이틀 사이에 20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피해 발생을 막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것도 48시간 동안 일률적으로 내렸다면 모르겠지만 단 몇 시간 동안 마치 하늘에서 양동이로 퍼 붓듯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대책이 없었다는 것이 행정 당국의 변명섞인 말이다.

연이은 폭우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물어오는 민원인에게 "우리가 하늘에서 비를 내리게 했느냐"며 반문하는 일부 행정 공무원들의 답변도 한편으로는 이해 간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이같은 답변을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비 피해가 여기저기서 터지는 바람에 정신없이 뛰어다니는데 시민들은 이곳 저곳에서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민원을 제기하니 짜증이 날만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짜증이 난다고 해도 공복의 자세를 저버리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말로 시민들을 우롱한다면 우리 거제시는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런 공무원이 있다면 공직자의 직분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시민에게도, 동료 공무원들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거제시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바뀌어 가는데 거제시의 도시행정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곳곳에서 아파트 공사가 진행중이고 각종 개발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과 같은 걷잡을 수 없는 폭우가 쏟아지면 큰 피해가 발생 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견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공사현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안전에 대비하는 노력이 절실했지만 이 부분은 다소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장목면 외포리 전원주택 공사장의 경우 폭우시 분명히 큰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예견 됐었다.

옹벽의 길이만도 다 합치면 수백m에 달 할 정도로 토지 훼손면적이 컸었고 공사현장은 작은 산봉우리 하나를 거의 송두리째 파낸 상황이어서 실로 아찔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번 호우로 인해 옹벽이 붕괴되면서 흘러내린 흙더미에 공사장 아래쪽에 있던 집 2채가 일부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으며 잠자던 일가족 4명이 생명을 잃을뻔 했던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기상예보에서도 거제는 호우주의보가 발령 돼 이곳 공사현장은 그 어디보다 위험해 인근 주민들을 미리 대피라도 시켰어야 했다.

계속되는 폭우로 인해 절개지 내 옹벽안에 존재하는 토사가 물을 머금기만 하고 내 보낼 수 없으니 그 무게가 기존의 몇배에 달했을 것이다.

결국 무게를 이기지 못해 이미 설치해 둔 옹벽이 붕괴되면서 흙더미가 터져 나온 것이다.

행정당국은 이만하기 다행이라 할 정도로 안도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인명사고라도 발생했다면 법상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허가상 문제와 안전상의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시는 지금부터라도 각종 공사현장에 대한 철저한 감독에 나서야 한다.

주말과 주초를 기해 또다시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기상대의 발표가 있으니 더더욱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폭우로 드러난 절개지 문제지역과 위험천만한 도로부분, 도로위의 패임현상인 '포트홀' 등에 대한 일제 조사와 함께 문제점 해결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았거나 발견할 수 없었던 문제 부분이 이번 비로인해 확연히 드러난 만큼 이에대한 빠른 대책만 세울 수 있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도 있다.

이미 문제점이 드러나 있기에 정확한 진단과 대책이 마련되면 병을 100% 완치 하듯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시민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의 문제점 해결이다.

수분함량이 너무많아 응집력이 떨어져 옹벽붕괴와 산사태 등이 발생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각 면.동사무소와 마을이장 등을 통해 위험지구와 지역에 대해 하루 몇 차례라도 확인보고를 받도록 하는 등 사전 사고방지를 위한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의와 안전대책을 세워 이를 실천하는 방법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설마 괜찮겠지" 라며 방심하다가는 세월호와 같은 아픈 사고를 또다시 당할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