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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교통사고 매년 증가 추세
지난 5년간 1만5000여명 사상
실버존은 스쿨존의 1/30 불과


#1.지난달 26일 오전 5시 46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안계리 마을 앞 도로에서 새벽 운동을 나온 이모(79)씨가 승용차에 받혀 하천으로 추락해 숨졌다. 운전자 임모(29)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061%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씨의 시신을 하천 굴다리 아래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2.지난 7일 오후 7시 32분께 창녕군 대지면 석리 석동마을 앞 지방도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김모(74·여)씨가 트럭에 받혀 숨졌다. 트럭 운전자 성모(49)씨는 숨진 김씨를 내버려 둔 채 그대로 달아났으나 마을 앞에 설치된 CCTV에 충돌 모습이 찍혀 경찰에 붙잡혔다.
 
도내 노인 보행자의 교통사고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노인들의 교통사고는 1만2273건(사망 996명·부상 1만4040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노인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 2009년 1915건(사망 154명·부상 3031명), 2010년 1846건(사망 156명·부상 1964명), 2011년 1910건(사망 163명·부상 2012명), 2012년 2066건(사망 168명·부상 2192명), 2013년 2240건(사망 165명·부상 2448명)으로 해마다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만 2296건의 노인 교통사고가 발생해 165명이 사망하고 244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노인 관련 교통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의 활발한 사회활동과 운전자 증가 등으로 교통사고의 노출빈도가 높아진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로마다 제한속도를 설정해도 과속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신호등과 무인단속기 등 감속 유도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 인지능력과 신체적 반응이 늦은 노인의 특성을 감안해 어린이보호구역과 마찬가지로 노인보호구역 확대 등 인프라 구축과 교통안전 교육·홍보활동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은 교통약자인 노인을 교통사고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양로원 경로당 노인병원 등 노인들의 통행량이 많은 구역을 선정, 노인들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교통안전구역이다.
 
현재 도내 설치된 노인보호구역은 36개소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1167개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빈번한 지역이 아닌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적은 주택가 안 등에 대부분 설치돼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 등 노인들의 보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표승태 교수는 “노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한 운전자들의 배려와 관심, 안전운전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더불어 경로당, 공원 등 노인들이 많은 곳을 방문해 무단횡단 등 노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오는 3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4월부터 노인보호구역에서 통행금지위반(8만원), 주정차위반(8만원), 신호위반(12만원·벌점 60점) 등을 할 경우 어린이보호구역과 마찬가지로 가중 처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