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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경남지역의 산업재해에서 중대재해 발생률이 전국 최상위권이라고 한다. 인구와 공장 그리고 건설현장이 밀집된 경기도 다음으로 경남이 중대재해 발생률이 높으며, 전국 산업재해 사망자 중에서 2014년 6월 말 기준 10.5%를 차지하고 있다.
 
경남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재해 발생과 중대 재해로 사망자가 많은 까닭은 단지 공장과 건설현장이 많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가 주도하는 중대재해 예방대책이 사실상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중대재해 발생률마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게다가 경남지역에서는 중대 재해 사망자의 비중을 원·하청 사업체로 나누어 보면 분명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즉, 산업재해에서 사업장 대비 중대 재해 사망자의 비중에서 원청업체와 비교하여 하청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6.4%에서 2014년 6월 말 기준 39.1%로 늘어나는 추세를 뚜렷하게 보인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이 일반화된 건설업은 중대재해 사망자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비정규직에게 위험을 외주화하는 경향성도 분명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규직 역시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확인된다. 즉, 사업장대비 중대재해 사망자 비중이 2013년 원청업체 1.02, 하청업체 1.07이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라는 위험을 외주화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를 두고 '죽음의 외주화'라고 흔히들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위험부담을 고스란히 넘기더라도 정규직들마저도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면 도대체 정부가 말하는 산업재해 예방대책이라는 게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산업재해를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불가항력적인 재난이라는 식으로 사고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현재 대형 재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에 빗대어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이 유행어로 되어 있다. 하지만 안전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3의 누군가에 떠넘기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계속하는 한 안전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은 채 성과를 기대하는 건, 일도 하지 않고 요행이나 기대하는 우둔함과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