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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물 방치·안전모 미착용, 안전관리자 의무선임 규정 없어 대규모 건설현장보다 위험 높아
 
이달 초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다가구주택 건설 공사 현장을 지나던 ㄱ 씨는 작업장에서 떨어지는 모래를 맞았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으나 큰 낙하물이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지난 1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신축 원룸 건물 공사장에서도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낙하물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망은 형식적이었고, 인부들도 하나같이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현장을 지나가던 70대 노인은 몸을 사렸다.
 
이 같은 현상은 고층 빌딩 등 대형 건설 현장보다 다가구주택 등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 자주 발견된다. 대형 건설 사업장은 안전 관리 담당자가 있어 산업안전보건법을 그나마 잘 지키고 있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그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2조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이나 공사금액이 120억 원 이상인 건설업 사업장은 안전관리자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관계자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했다. 관계자는 "소규모 건설 현장은 별도 안전 관리자를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인식이 약한 편"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 다가구주택 건설 공사 현장
 
소규모 건설 현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단속도 소홀하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안전모, 안전대 등 개인보호장구류를 지급하지 않거나 근로자가 착용하지 않을 경우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사법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하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인원 부족'을 이유로 감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계자는 "모든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과거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을 위주로 관리·감독하고 있고 올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세 차례 교육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마산회원구 건설허가과 관계자는 "공사현장 안전관리 부실로 지나가는 사람이 다칠 경우 지자체는 건축주와 시공사, 피해자 3자 사이에서 중재해주는 역할 밖에 못한다"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 주민은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이 아니라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