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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 첫 상업 원전으로 설계수명 30년을 넘겨 37년째 가동 중인 고리원전 1호기는 지역적으로 부산 기장군에 위치하고 있지만 국내 폐로 정책의 주요 향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국내 원전정책의 최중심지에 있다.
 
부산일보는 10월 3일 자 5면 '고리원전 안전성, 국감 '핫 이슈' 예감'이라는 기사를 통해 8일 국회에서 열리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의 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수력원자력 국감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고리 원전의 재난대응 태세, 한수원의 고리 1호기 수명연장 움직임 등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8월 말 폭우로 인한 고리원전 2호기의 원자로 정지사고 발생과 최근 원전 운영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고리1호기 수명 재재연장 추진 강행과 무관하지 않다. 
 
부산일보 9월 16일 자 5면에 부산시의회가 고리본부에서 원전특위 발대식을 가졌다는 소식이, 9월 26일 8면에는 기장군을 비롯한 원전소재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고리원전의 잦은 원자로 정지사고 발생을 생각한다면 사고 발생의 위험성만 안고 시민안전을 위한 관리와 권한은 지역에 전혀 없다는 점에서 꼭 짚어야 할 내용이었다.
 
부산일보 9월 5일 자 1면 '한수원, 고리 1호 재연장 내부 결정했나?' 기사와 당일 31면 사설에서는 서병수 시장이 고리1호기 2017년 폐로를 공약하고 야당인 민주당도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323억 원을 들여 향후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고리 1호기의 핵심설비인 주제어실(MCR)을 리모델링함으로써 고리 1호기의 재재연장을 위한 작업들을 은밀하게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고리원전 1호기는 2007년 10년간의 수명연장을 위해 약 570억 원을 비용을 들여 노후부품을 교체했다. 이제 약 3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또다시 수백억 원의 추가비용을 계속 투입한다는 것은 고리 1호기 수명 재재연장을 위한 포석이라고 누가 의심하지 않겠는가?
 
고리1호기 2차 수명연장 논쟁을 보며 우리 주변에 사용되고 있는 제품들의 수명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집에 있는 냉장고를 30년 이상 계속 사용하고 있는 가정은 얼마나 될까? 한 자동차를 40년 이상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있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냉장고, 자동차는 30년, 40년 사용하지 않으면서 가장 안전을 우선시해야 할 원전은 본래 정해둔 설계수명 30년을 훌쩍 넘겨 40년, 50년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말인가? 부산시민이 상식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부산일보 9월 5일자 31면 사설 '고리 1호기 대규모 투자, 또 재연장 수순인가'를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원전 안전 문제에 관심 있고 부산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