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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산골·계곡·강가에 무분별 난립
 
휴가객들을 위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민박형 펜션 일대의 안전관리가 부실해 여름철 이용객들의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민박형 펜션은 대부분 두메산골이나 계곡, 강가 등에 자리하고 있어 휴가객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진입로는 물론, 안전시설이나 안전요원이 제대로 없고 사고 시 소방차의 ‘골든타임’ 확보도 어려워 안전 사각지대로 변하고 있다.

4일 경북도에 따르면 펜션은 농어촌정비법을 적용받는 사실상의 민박과 관광진흥법에 따라 지어지는 펜션으로 나뉜다. 민박형 펜션은 230㎡ 이하의 단독·다가구주택으로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민박형 펜션은 상당수가 계곡이나 강가 등에 들어서 있어 폭우 등에 노출돼 있지만 펜션 자체에 대한 소방점검만 받을 뿐 주변 안전시설에 대한 점검은 방치돼 있다. 민박형 펜션은 농촌의 빈집을 농외소득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어지고 있다. 반면 관광진흥법상 펜션은 시설 설치 조건은 물론, 외국어 안내가 가능해야 할 정도로 허가 조건이 까다롭다.

실제로 지난 3일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삼계계곡 잠수교에서 급류에 휩쓸려 참변을 당한 일가족 등 7명이 묵었던 속소는 민박형 펜션이었다. 사고가 난 잠수교는 산간지역 계곡에 있어 여름철 폭우나 태풍이 불면 펜션 이용객들의 고립이 다반사였지만 관할 지자체는 안전한 다리 설치는 물론, 교통 통행제한이나 안전 관리자 배치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대부분 비법정 도로로 지자체 예산사정 때문에 주민들이 안전한 다리 설치를 요구해도 다른 사업에 비해 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관광진흥법상 펜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시설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소방차 진입도 어려워 사고 후 4시간여 만에 하류로 떠내려간 차량이 발견됐다. 경북도 내에는 지난해 말 기준,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민박형 펜션은 2323곳, 관광진흥법상 펜션은 54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위험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배내골 계곡 주변 펜션이나 캠핑장도 진입로가 부실해 여름철 불어난 물에 잠수교가 수시로 잠겨 이용객들이 고립되기 일쑤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 가평군 상면 덕현리 펜션에 머물던 30대 남성이 계곡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기도 했다.

최영상(소방안전관리학) 대구보건대 교수는 “민박형 펜션은 대개 소규모로 지어지고 있고 부대 안전시설 확보를 위한 지자체 등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며 “관할 지자체 등에서 유사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