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 잘 조절하고 운전대 잘 잡아도 대형사고 줄인다
ㆍ요즘 승용차 첨단·고출력 자랑… 잘못 다루면 큰 사고 부를 수도
ㆍ한 손으로만 운전대 잡지 말고 왼손 9시·오른손 3시 되게
다양한 첨단 장치가 도입되면서 승용차의 성능이 좋아졌다. 전자제어와 직분사, 가변밸브타이밍 등이 적용되면서 300마력을 넘나드는 일반 승용차가 발길에 차일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이런 고출력 차량은 잘못 다루거나 안전 운전을 소홀히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올바른 운전자세나 테크닉을 모르는 운전자들이 뜻밖에 많다. 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잘못된 운전 자세에 따른 운전대 조작 실수로 교통사고가 나는 비율이 매년 20% 안팎이다.
BMW 독일 본사 M드라이빙센터 인스트럭터(강사) 버나드 로렌츠 박사는 “운전석 시트를 정확하게 조절하고 운전대만 제대로 잡아도 대형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렌츠 박사는 시트 높이를 차량 주변 상황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가급적 높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시트를 낮게 하면 무게 중심이 낮아져 코너를 돌 때나 고속주행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보통 키라면 천장과 머리 사이에 손가락 4개가량이 들어갈 정도로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한다.
 BMW M드라이빙센터 버나드 로렌츠 박사가 올바른 운전자세와 운전석을 조정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시트 높이를 조절한 뒤에는 운전자와 가속·브레이크 페달 간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적당하게 굽어지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무릎 각도는 110~120도 정도다.
운전석을 운전대 앞으로 바짝 당겨 운전하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새장’ 속에 몸을 가두고 운전하는 것처럼 위험하다”고 한다.
무릎을 편 채 운전석을 뒤로 빼고 드러눕듯이 운전하는 것도 금물이다. 브레이크를 정확하고 강하게 밟을 수 없기 때문이다. 흔히 브레이크를 발목의 힘으로 밟는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무릎을 써야 한다. 급브레이크를 포함해 모든 브레이크는 무릎을 움직여 내려 찍는 듯한 느낌으로 밟아야 한다. 무릎을 적당히 굽힌 채 운전을 하면 사고가 나도 완충작용으로 큰 부상을 입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트 등받이 각도도 안전 운전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등받이는 좀 불편하더라도 직각에 가까운 100~110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너무 뒤로 젖혀 운전하는 습관을 들이면 안전은 물론 척추 디스크에 하중을 주게 돼 요통의 원인이 된다.
시트 조절이 끝나면 운전대 높낮이와 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운전자가 등받이에 등을 붙인 채 운전대를 잡을 경우 양팔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져야 한다. 각도는 110도 안팎이 적당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전대를 쥔 오른손과 왼손의 위치다. 많은 운전자들이 한 손으로만 운전을 하거나, 고속주행에서 운전대 아랫부분을 잡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이상적인 손의 위치는 운전대를 시계라고 가정할 때 왼손은 9시, 오른손은 3시 부분을 잡는 것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 부분을 잡아야 가장 이상적인 핸들링이 가능해진다. 운전대의 9시 부분을 잡은 왼손이 오른쪽으로 180도로 회전하거나 3시 부분의 오른손이 왼쪽으로 같은 각도만큼 돌아가기만 해도 대부분의 도로에서 코너링이 가능하다. 둘째, 안전에 유리하다. 최근의 차들은 사고 시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에어백이 운전대 중간에 있는 경우가 많다. 에어백이 터질 때 양손이 운전대의 12시, 11시와 1시 위치에 있으면 운전자의 팔에 걸려 안면이나 몸체를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한다. 셋째, 편의성 때문이다. 카오디오 볼륨이나 정속주행장치(크루즈 컨트롤) 스위치 대부분이 운전대 9시와 3시 위치에 있어 조작하기가 쉽다.
머리 뒤쪽 헤드레스트 높이 조절도 필요하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이재협 교수는 “헤드레스트 위치가 정확하면 정면 충돌이나 후방 추돌 시 운전자나 탑승자의 몸이 과도하게 뒤로 젖혀지는 것을 막아줘 목의 인대와 근육에 해를 끼치는 편타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헤드레스트를 목에 받쳐서는 안되며, 반드시 헤드레스트 중심부가 머리 뒤에 오도록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이 모든 절차를 잊더라도 절대 빠트려서는 안되는 원칙이 있다. 언제나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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