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8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40%로 점쳐진 가운데 기상청이 호우 재난 등에 대한 방재 대책을 냈다.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등이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철(7~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로 전망됐다.

기상청 현업 기후예측모델, 미국·영국 등 전세계 11개 기상청의 471개 기후예측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우리나라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에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이유는 적도 부근 수온 증가 현상인 엘니뇨 영향이다. 현재 엘니뇨 감시구역인 열대 중·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9℃ 높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엘니뇨 현상과 북극 해빙, 유라시아 눈덮임 등 다양한 기후요소가 결합돼 이상고온, 집중호우, 가뭄 등 다양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기온도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열대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강한 대류 활동이 우리나라 쪽으로 대기 파동을 형성,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시켜 기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기상청은 이같은 여름철 전망을 근거로 한 새 대책으로 극한 호우 긴급재난문자 직접 발송, 폭염특보 개선 및 맞춤형 정보 직접 전달체계 확대, 태풍정보 상세화를 발표했다.

가장 핵심인 호우 긴급재난문자 직접 발송이다. 피해가 우려되는 매우 강한 비(1시간 누적 강수량 50㎜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 90㎜)가 관측된 경우 해당 지역(읍·면·동 단위)에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 사례에 이를 적용할 경우, 최초 구조 신고(20:29)로부터 약 30분 전(19:59)에 위험성을 감지하게 되고 약 20분 전(20:08)에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수도권 지역(서울·경기·인천) 시범 운영 후 2024년부터 전국 확대 시행한다.

태풍 대책도 나왔다. 기존의 태풍예보는 태풍의 위치나 상륙 여부와 관계없이 6시간 간격으로 제공됐지만 앞으로는 태풍의 국내 상륙이 예상되는 경우 육상에서는 3시간 간격으로 더욱 세분화된 태풍정보를 제공한다.

실제 강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 표시되는 것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태풍 영향 영역을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태풍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폭염은 어떨까. 앞서 기상청은 실제 느끼는 더위를 토대로 한 체감온도 기반 폭염특보를 정식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건설, 택배, 배달 분야에 종사하는 옥외노동자와 독거노인 대상 폭염 영향예보를 확대 제공한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 비중이 높은 농촌 지역 노인을 위해선 도시에 있는 자녀들에게도 관련 정보를 문자로 직접 전달하는 것도 특기할 점이다.

이같은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상청은 18개 관계기관과 함께 여름철 방재기상업무협의회를 진행했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