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대구 수성구 소재 A호텔 계단 틈 사이로 만2세 여아가 추락해 숨진 것과 관련해 18일 성명서를 내고 중대재해처벌법에 의거, 호텔경영주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 책임 조사를 촉구했다.

16일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는 만2세 어린이가 계단을 통해 호텔과 연결된 주차장으로 향하다 아버지가 출입문을 열기 위해 잠시 손을 놓은 사이 난간 사이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호텔 계단은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계단 난간의 간살 간격이 무려 27∼29cm로 넓어 영유아는 물론 성인들도 빠질 수 있는 구조로 설치돼 있었다.

현행 '실내건축의 구조·시공방법 등에 관한 기준'에 따르면 실내에 설치되는 난간의 높이는 120cm 이상으로 하고 난간의 재료는 강도 및 내구성이 있는 재료로 해야 하며 영유아나 어린이가 짚고 올라갈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야 한다. 난간 사이 간격도 10cm 이하여야 한다.

위 기준은 추락 사고를 방지키 위해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5년 2월 마련한 것인데 사고가 난 A호텔의 건축 심의 요청 시기(2014년 2월)이후에 시행돼 해당 호텔은 기준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구안실련은 성명서에서 “국토부 안전기준 마련 이전에 건축 심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말하는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며 “안전조치 의무 이행에 관해 호텔경영주의 과실 여부 조사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며 안전기준 마련 이전 건축 심의를 받은 것과 무관하게 호텔경영주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중대시민재해는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해 발생한 재해로 사망자 1명 이상, 동일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10명 이상이 발생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번 사고의 경우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에 해당돼 호텔경영주의 안전조치 의무 불이행 여부가 확인되면 경영주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대구안실련측은 주장했다.

이어 대구안실련은 대구시에도 다중이용시설 비상계단 난간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통해 안전시설이 미흡한 곳에 대해 개선조치 명령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사고가 발생한 A호텔 건물에는 예식장 뿐아니라 대형 키즈카페도 입점해있고 비상계단이 주차장과 연결돼 있어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아 대형사고 위험이 상존한데도 난간 간격 등이 안전기준에 맞지 않는데다가 발이 밑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추락 방지턱이나 안전 그물망 등의 장치도 없어 안전 관리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대구안실련은 “시민안전과 직결되는 안전시설에 대해서는 경과규정을 통해 개정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데 관련법이 없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는 실정”이라며 “법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