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토론회 열어
시행 1년 지났는데 1호 사건도 처리 안돼…
토론회 의견 참고해 중대재해법 TF서 개선안 마련 예정26일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현황 및 과제 토론회 / 온라인 생중계 갈무리. ‘안전보건 조치 미흡 경영자 처벌’로 요약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계기 정부 주최 토론회가 열렸다.
고용노동부는 26일 서울로얄호텔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토론회를 열었다. 정부 측 인사와 법학 교수, 경영계(경총, 중기중앙회), 양대 노총(한국, 민주) 등이 참석했다.
강검윤 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 과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에 착수한 총 229건의 사건 중 52건의 (노동부에서) 사건을 처리했다.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라며 “기소 송치된 34건의 사건을 분석한 결과 28건이 유해·위험요인을 확인·개선하는 절차 마련, 점검 의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전형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1호 사건도 처벌 안됐다는 것은 결국 기업 입장에선 눈치를 보게 된다”며 “‘지금 안전보건에 인력을 투입하고 투자를 하면 손해 아닌가’, ‘상황을 보면서 눈치를 보자’라는 시그널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빠른 수사를 통해 검찰과 법원이 처벌 기준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기소를 해도 되고 그 불기소 이유를 자세하게 알리면 된다”며 “검찰이 계속 보강 수사하면서 사건을 갖고 있으면 사건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경영계가 중대재해법을 바꾸는 데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면 수긍할 수 있다’라는 모델을 갖고 나와서 노사정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형사법학자 관점에서 중대재해법 수사 기소가 더디다는 문제에 대해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범에 대한 수사도 1년3개월 이상 걸려야 1심 판결이 나온다. 한 기업의 CEO를 처벌하는 형사절차는 이것보다는 2~3배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법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형사법은 89%의 증거가 있어도 11%가 없으면 무죄다. 검찰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정치사회적 부담을 업고 기소 재량을 펼치지 못한다. 기소를 해서 만약 무죄나 벌금, 징역형 집행유예가 나면 어떤 비난을 받아야 하나”며 기소 저조에 대해 검사와 근로감독관을 채찍질할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들이 로펌에 가서 중대재해법 컨설팅을 받는 부분은 우선적으로 불명확한 부분들을 법률을 지키지 위해서지 회피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며 일각에서의 기업이 처벌 회피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일축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개선 내용을 제언하며 “노사 간 책임과 의무를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다. 미국의 경우 근로자가 안전수칙 미준수하면 징계를 하고 해당 근로자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면 경영자 책임을 면제해준다고 한다”며 “우리도 면책을 할 수 있는 그 부분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양대 노총 관계자는 중대재해 저감 건수, 기소 등의 통계로 중대재해법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예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입을 모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토론회 의견을 참고해 앞서 조직된 중대재해처벌법 TF서 법 개선안 마련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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