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은 위험하다? 이 말은 틀린 말이다. 실제로는 방사선량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어야만 위험하다. 방사선량에 상관없이 무조건 방사선이 위험하다고 하는 말은 미신이지 과학이 아니다. 인간은 이미 오랫동안 자연에 존재하는 저방사선 환경에서 아무 문제없이 살아왔다.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나 원전 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의 피해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방사선량이 낮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낮은 방사선량은 인간에게 해가 되지 않고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저선량 방사선까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탈핵 무당들의 거짓말 속임수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21세기 과학 세상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원자력계가 방사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열심히 전달한다고 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적 사실과 데이터가 상식이 되도록 하지 못한 원자력계의 반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다시 한번 전달하고자 한다. 본 고에서는 슈도 스지오1) 박사가 저술한 '저선량(底線量) 방사선이 주는 암 억제와 장수 효과', 웨이드 엘리슨 교수의 ‘Radiation and Reason’을 번역한 강건욱2) 교수와 강유현 양의 ‘공포가 과학을 집어 삼켰다’를 참고하여 풀어 가고자 한다.
1) 약학대학 교수, 일본 Shujitsu University
2) 서울대학병원 핵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소장
방사선에 대한 이해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고 맛을 볼 수도 없지만 계측기를 통하여 감지할 수 있다. 방사선은 입자 형태와 전자파 형태로 나누어진다. 입자 형태의 방사선으로는 알파선, 베타선 등이 있고, 전자파 형태로는 감마선, 엑스선이 있다. 생활 속에서 방사선이라 하면 주로 감마선과 베타선을 의미하는데 베타선은 피부를 뚫지 못한다.
햇빛도 감마선과 같이 전자파이다. 여름날 해수욕장에서 햇빛에 몸이 장시간 노출되면 자외선에 의하여 화상을 입듯이 감마선도 그런 작용을 한다. 햇빛을 차단하면 화상을 입지 않듯 감마선도 차폐하거나 거리를 두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감마선은 투과력이 강하고 분자를 전리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전리란, 전자를 분리시킨다는 말이다. 우리 몸은 70~80%가 물이라서 방사선은 주로 물 분자로부터 전자를 제거하여 활성산소를 만들고 활성산소가 DNA와 반응하여 생체에 영향을 준다. 그런데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어 저선량 방사선은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선량 피폭이 위험하지 않다는 증거
일상생활에서 고선량 방사선에 노출될 일은 거의 없다. 고선량 방사선 피폭이 일어난 경우는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로 원폭 피해자의 생애 조사를 살펴보는 것은 방사선 피폭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1975년 미국과 일본 정부는 공익 재단법인 방사선 영향 연구소(RERF : Radiation Effects Research Foundation)를 설립하고, 원폭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추적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생존자 중 1950년에서 2000년 사이에 백혈병과 암으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발표 결과를 살펴보자.3) 총 생존자 86,955명 중 백혈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296명이었고 방사선과 관련 없는 비교 도시의 경우 백혈병 사망자는 203명이었다. 즉, 방사선 피폭자의 경우 백혈병으로 사망할 추가 위험이 1,000명당 1명 정도 증가했다. 다만 200mSv 이하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없었고 200mSv 이상에서만 피폭량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 위험도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백혈병을 제외한 암 사망자는 1,000명당 추가 위험이 5명 정도였는데 이 경우에도 100mSv 이하에서는 아무런 추가 위험이 없었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100mSv에서는 건강에 이상이 없었고 그 이상에서는 1,000명당 대략 6명이 방사선에 의한 암으로 사망했다.
3) Preston, Dale L. et al, Effect of Recent Changes in Atomic Bomb Survivor Dosimetry on Cancer Mortality Risk Estimates, Radiation Research, 162: 377-389, 2004
무역치 선형 모델 (LNT : Linear No Threshold )은 가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방사선방호 목적으로 낮은 선량에서도 선량에 비례하는 암 위험이 있을 것으로 간주하는 ‘역치 없는 선형 비례 모델’(LNT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합리적 수준에서 가능한 피폭을 낮추자는 목적으로 역치(문턱)가 없다는 가설을 적용한 것이다. 그런데 가설은 가설일 뿐이다.
처음 가설을 만들 때 가장 단순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했기에 선형성을 선호했다. 그 후 연구 결과에 따라 실제 저 선량 영역에서 그 위험도가 과대평가 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선량선량률효과인자(DDREF: Dose and Dose-rate effectiveness Factor)를 도입하여 보완했다.4) 저 선량 영역에서는 선형성 기울기가 맞지 않음을 보정 한 것이다. 고선량 구간에서 기울기가 다르다는 것은 일부 고선량 구간에서만 선형성이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선량의 경우와 저 선량의 경우에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나타나는 건강 영향이 다르며 저선량에서 LNT 모델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4) 역학연구 자료에서 나타난 결과에 의하면 고선량 방사선에서 밝혀진 선량 vs. 위험도를 저 선량의 방사선의 경우에 같이 적용하면 잘 맞지 않는다. ‘1’ 보다 큰 값(1.5 또는 2.0)의 비율을 적용하여 위험도 계수를 조절한다. 미국 전리방사선생물영향위원회 보고서(BEIR VII, 2006)에서는 1.5,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60/103, 1991/2007)는 2.0을 사용한다.
호르메시스(Hormesis) : 저선량 방사선의 암 억제와 장수 효과
방사선은 소량이라도 유해하다는 이야기에 반해 ‘방사선으로 세포 증식이 활성화되었다, 동물의 수명이 늘었다, 암이 축소되었다’라는 연구보고가 다수 나오고 있다. 이 현상은 적응 응답(혹은 적응반응) 또는 호르메시스라 불리는데, 여러 생물 종과 세포에서 관찰되고 있다.
PubMed라는 사이트에서 문헌검색을 해 보면 적응응답/ 호르메시스/ 호르메틱(hermetic)으로 4만 4690건이 나온다(2019년 1월 25일 현재). 이 안에는 호르메시스를 보인 즉, 면역계가 활성화되었다는 데이터가 많이 있다. 호르메시스는 생체계의 항상성(homeostasis) 유지 기구의 일환으로 보인다.
항상성의 유지는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일어난다. 예를 들어 추우면 닭살이 돋고 혈관이 수축하며 심박수가 증가한다. 이는 교감신경의 자극에 따른 아드레날린 분비에 의한 것이다. 동시에 부신 수질(부신 내부 조직)과 피질(부신 겉 부분), 갑상선 등에서 대사를 촉진시키는 호르몬이 나와 체온을 올린다. 고온이 되면 땀을 흘려 기화열로 체온을 낮춘다. 그 외에도, 혈당수치 유지, 호흡수, 심박수, 혈압, 체액 침투압이나 pH 등 보통 의식하진 못하지만 생체 환경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 외에도 세포간 혹은 조직간 정보전달계의 밀접한 제휴 작동도 항상성에 영향을 미친다. 간장을 반으로 절제한 후 1주일 정도면 원래의 크기로 돌아온다. 신기하게도 재생 간은 원래 크기로 돌아오면 세포 분열을 멈추고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 산소가 옅은 고지대에 가면 산소를 많이 운반하도록 적혈구가 증가한다. 이렇게 우리는 셀 수 없는 외부의 여러 정보를 감지하고 생존에 적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성 기구를 갖추고 있다. 저선량 방사선에 대해서도 우리 몸은 다음과 같이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다.
(1) 저선량 방사선의 활성산소 제거 효과
체르노빌 거주 금지구역(반경 30km)은 315종의 동물이 사는 낙원으로 알려져 있다. 16종류의 조류를 조사했더니, 활성산소를 없애는 글루타티온(Glutathione)의 증가가 확인되었다. 방사선은 물을 분해하여 활성산소를 만드는데 이것이 DNA에 상처를 내기 전에 글루타티온에 의하여 활성산소가 제거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기어 다니는 쥐를 잡아 조사해 보아도 DNA 손상은 없었다.
(2) DNA 회복 메커니즘
방사선뿐 아니라, 화학물질도 DNA에 상처를 만든다. 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DNA는 끊임없이 상처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DNA에 상처가 생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DNA는 설계도와 같은 것으로 매우 중요하기에 세포가 끊임없이 DNA를 감시하면서 상처 발견 즉시 회복시켜 버린다.
DNA 회복계에 결함이 있는 병, 색소성건피증에서는, 자외선을 쬐면 금방 피부암으로 발전한다. 이는 DNA 회복계가 발암을 방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5년 DNA 복구 메커니즘(DNA repair mechanism)을 연구한 과학자들 즉, 스웨덴의 토마스 린달, 미국의 폴 모드리치, 터키의 아지즈 산자르 세 사람에게 노벨화학상5)이 수여됐다. 이들에 따르면 DNA가 상처를 받았을 때 회복 작용으로 아포토시스(apoptosis)나 면역계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DNA에 많은 상처가 생기면 분열 중인 세포들은 분열을 중지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회복을 시도한다. 그러나 상처가 너무 많아서 회복 불가능이면 ‘게놈의 수호자’라고 불리는 유전자가 작동하여 아포토시스 즉, 자살계를 움직이게 함으로 세포를 죽게 한다. 이렇게 아포토시스는 본래 생체 발생과 성장에 없어서는 안될 기본적인 기구 중 하나이다.
인간의 암 사망률은 30%에 달하지만 침팬지는 2% 이하이다. 침팬지에 비교하면 인간은 아포토시스 유도 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이것이 인간에게서 암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 아니냐고 말하는 논문도 있다. 어쨌든 DNA에 상처를 입은 세포가 아포토시스로 죽으면 암에 걸리지 않으므로, 이는 암 억제 방법 중 하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