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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래요"

 
▲ 외국의 서점을 연상케하는 You are what you read 입구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네가 자주 가는 곳, 네가 읽은 책들이 너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만큼 어떤 사람, 어떤 장소, 어떤 책을 읽느냐가 쌓여 지금의 나를 완성한다고 본 것이다.
이런 가치를 고스란히 담은 동네서점이 대전에 생겼다.

유성구청에서 충남대 방향으로 10여 m 도로변에 위치한 YOU ARE WHAT YOU READ. 서점이나 문고하면 떠올리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국적인 풍경의 이곳은 커뮤니티 서점을 지향하는 동네서점이다. 



▲ You are what you read는 크게 앞 부분은 서점, 뒷 부분은 공유서가로 구성돼 있다.

YOU ARE WHAT YOU READ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1월. 서점을 내는 게 꿈이었던 김송희(24) 대표가 3명의 서포터즈와 힘을 합쳐 탄생한 공간이다. “대학에 들어와 인문학 서적에 푹 빠져 살면서 꼭 읽어야 할 책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문헌정보학과 학생으로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돈을 모으면 언젠가 나만의 서점을 운영해보자는 꿈을 꾸게 됐어요. 그런데 청년활동을 하면서 공유네트워크를 알게 되고 대전시에서 운영하는 사회적자본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그 꿈을 앞당긴 거죠.”

YOU ARE WHAT YOU READ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16평에 불과한 작은 공간이지만 출입구 쪽은 서점이고, 뒷부분은 공유서가다. 서점에 도서관을 겸한 복합 공간인 셈이다. 서점 공간은 여느 일반 서점과 내용을 달리한다. 대형서점처럼 다양한 종류의 책을 구비해놓는 것이 아니라 읽을 만한 책,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책만을 엄선해 구비하고 있다.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처럼 괴테가 말한 가치를 그대로 실현한 것이다. 



▲ 서점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들로 구비돼 있다.

뒤편에 위치한 공유서가는 책을 돌려 읽어가며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1인당 20권의 책을 6개월 동안 서가에 기증해 서로 지식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30명이 1200권의 책을 공유서가에 기꺼이 내놓았다. 기증한 책에는 기증자의 이름과 책을 추천한 이유나 취향, 생각들을 적어놓았다.이곳에선 묵독을 하며 저마다 재미있게 읽은 책을 가져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일반 시민은 하루 6000원만 내면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차를 마시며 독서에 푹 빠질 수 있다.

김 대표가 커뮤니티 서점을 내 건 이유는 이렇다. “공동체의 지식이 개인에게 머물다 소멸되지 않고 우리의 삶에 궁극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포털이나 페이스북이 풍요로운 정보를 가져다주긴 했지만 차별 없는 지식을 통한 사회 변화를 위해선 사람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거든요. YOU ARE WHAT YOU READ는 단지 책을 사가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간이 되길 꿈꿉니다.”



▲ 뒤편에 위치한 공유서가는 6개월동안 책을 기증한 사람들의 이름과 추천한 이유 등이 써 있다.

YOU ARE WHAT YOU READ는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북서브스크립션’도 운영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등의 이유로 책을 선택하지 말고 책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균형 잡힌 식단처럼 균형 잡힌 독서가 되도록 꼭 읽어야 할 책, 읽을 가치가 있는 책,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을 격월(정기구독 1년 10만9000원)로 한권씩 집으로 배달해준다.

김송희 대표는 YOU ARE WHAT YOU READ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책을 매개로 서로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산책 나왔거나 지나는 길에 편안히 들르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책 읽는 것은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자연스런 행위라고 생각해요. 동네마실 다니듯 편안하게 찾는 동네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