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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시설에 대한 공격적 지원…사망률 점차 감소추세

　일본은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각종 제도와 문화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건설 분야에도 용어에서부터 공사 진행 방식까지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이 발견된다. 전체 산업재해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닮았다.

　일본의 산업별 사망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업종은 건설업이다. 2012년 기준으로 건설업에서 36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전체 산업별 사망자 1093명의 33.6%다. 전체 근로자 5490만명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가 8.9%(490만명)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건설업 사망자 비율은 높은 편이다. 다만 건설업 사망률(사망천인률)은 2006년 5.7%에서 2010년에는 4.9%로 조금씩 감소하는 모습이다. 근로자 중심의 안전 보건 체계와 취약 지점에 대한 공격적인 지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 근로자 참여형 안전보건 문화

일본 건설현장의 위험성평가 회의 모습

　일본의 건설안전 활동은 당사자인 근로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위험성평가(RA) 결과는 반드시 근로자에게 전달되도록 하고 있고, 근로자가 그 결과에 서명을 하게 하는 등 스스로 위험요인을 인지하고 건설공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위험성평가가 단순히 계획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실시 단계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험성평가는 각종 자료를 통해 위험요인을 추출한 다음 공정별 추출표를 작성하고 전 공정에 대해 위험성평가가 실시된다. 원청과 협력업체는 월간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근로자도 직접 참여해 일일 안전공사 협약서를 작성하는 단계를 밟는다.

　보통은 작업반장과 원ㆍ하청 업체 직원이 위험성평가 회의를 하고, 그 결과를 작업 상황판에 적어 놓으면 근로자가 스스로 서명하도록 하는 형태다. 작업 상황판은 현장 진출입로 등 근로자의 접근이 용이한 장소에 배치된다.

　국내 위험성평가가 주로 원청사와 협력업체 관리감독자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실제 근로자들은 평가 결과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일본 건설현장의 작업 상황판

　위험예지훈련(KY)도 잠재된 위험요소를 근로자가 스스로 발굴해 안전의식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잠재 위험요소에 대해 무한 반복과 강조를 통해 위험요인을 구체화해 근로자가 위험을 인지하도록 하고 있다. 근로자가 직접 위험상황을 발표하고 단체로 훈련 등을 통해 위험요인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동바리, 비계조립 등 건설공사의 주요 공정에 대해서는 자격을 갖춘 반장을 선임하도록 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국내는 비계조립 등 주요 공정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기능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체계는 미미한 상황이다.

　◇ 위험요소에 집중된 안전관리

　일본은 사고가 많은 위험요소에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설계단계부터 가시설물 계획이 상세하게 수립된다. 종합가설 계획과 동바리설치 계획, 비계설치 계획 등이 설계단계에서 도면화된다. 동바리와 비계는 재질이나 간격까지 명시되고, 방망 설치 규격와 안전난간 치수 등의 상세도도 설계단계에서 작성된다.

일본건설현장의 내부비계 설치 계획도

　일본은 건설사망재해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추락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안전난간 규칙도 만들었고, 최근 국내에서 발생이 증가하는 건설기계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식 크레인과 덤프 등 건설기계가 이동하는 경로에는 전도방지용 철판을 깔고 있다.

　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도 까다롭게 하고 있다.

　중ㆍ소규모에 해당하는 외부비계 설치높이 10ｍ 이상(약 3층 건물), 동바리 4.5ｍ 이상의 공사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에 건설공사 관리계획서를 제출해 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다.

　일본은 산재발생 빈도가 높은 공종을 선정해 약 10년간 100억엔(1500억원) 규모의 시설자금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재해자는 약 30%, 사망자는 약 50% 정도 줄어들었다.

일본 건설현장의 외부비계 설치 계획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모든 현장에 대한 관리 감독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아 소규모 현장의 안전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건설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일본의 고민을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 국내와 달리 안전관리비를 별도로 책정하지 않고 또 외부인증기관에서 실시하는 기초의무교육도 없는데 안전관리비 인상과 기초의무교육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