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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베이(Bus Bay)는 버스가 버스정류장에 정차할 때 다른 교통수단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도로에서 벗어나 보도 측으로 공간을 확보한 교통시설로 시내버스 이용자가 안전하게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만든 별도의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다른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한 시설로 인식되고 있어 차량통행을 우선시하는 교통정책의 또 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새로 개발되는 지역은 어느 정도 규정에 맞게 설치되고는 있으나, 구 도심지역은 버스베이 설치를 위해 기존의 보도를 축소하고, 버스가 정차하기 위한 최소한의 폭과 길이가 확보되지 못 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그나마 최소한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도심 지역에 설치된 버스베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

우선 버스이용자와 보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보도를 줄여 설치한 버스베이로 인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이용자와 보행자의 상충으로 혼잡도가 증가하고, 오토바이, 자전거 등이 버스베이와 보도 사이를 질주하면서 승하차하는 승객과 충돌하는 치명적인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버스기사의 입장에서는 혼잡시간대에 버스베이 진입후 본선 합류에 어려움이 커, 버스베이 진입을 기피하게 되고, 버스베이에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버스베이 주변이 오히려 혼잡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일반 운전자는 버스베이 주변에 정차한 버스를 피해 급격한 차로 변경 등 버스베이 주변에서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다.

경기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버스베이에 제대로 진입하여 정차하는 버스의 비율은 전체에 약 30% 수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출퇴근 시간대에는 이용률이 더 저조하며, 승용차 운전자 4명 중 1명 정도는 버스베이 내에서 불법주정차 한 경험이 있고, 승객 4명중 1명은 승하차시 위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5년 8월 관계공무원, 버스기사명, 시민을 대상으로 버스베이의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2%, 기준에 맞지 않는 버스베이는 제거해야한다는 의견이 54%로 나타났고, 기준에 맞지 않는 버스베이를 보도로 복원하는 시책에 대해 적극찬성 52%, 찬성하는편 32%로 찬성하는 의견이 8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시설물은 반드시 그 설치 목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구 도심 지역에 설치된 버스베이도 설치 당시에는 그 당위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이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그 목적이 현재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면, 그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 할 필요가 있다.

일반 차량의 통행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버스베이가 오히려 일반차량과 보행자, 시내버스 이용자의 교통안전 문제와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은 버스베이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즉 차량소통을 우선시하는 시설물로 사용되어 온 버스베이를 버스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시설물로 재탄생켜야 할 것이다.

불법주정차, 택시정류장 등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거나, 이용률이 현저히 낮은 곳은 과감히 보도로 복원하고, 버스베이 설치가 필요한 지역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여 버스의 정차수요에 맞는 제대로 된 설치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차로폭이 넓은 보도와 연접한 차로는 돌출형 버스베이를 설치하여 버스이용자의 안전과 편의가 확보되도록 인식을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버스정류장의 위치, 설계, 버스쉘터, 안내표지판과 편의시설 등을 상세하게 정의한 설계지침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