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상담 노동자 10명 중 7명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강제 연장 노동에도 내몰리고 있어 정부가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노총 소속 콜센터(전화상담)노동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콜센터노동자 노동조건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최근 노총이 밝힌 결과다. 약 70%의 콜센터노동자가 상담 내용과 횟수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고 약 30%의 노동자가 호흡기질환(코로나19 포함), 척추 및 골격계 질환이 있다고 답했다.

근무 환경도 이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실내 환기 및 소음, 작업공간 관련 불만족이 절반이 넘는 53.4%로 조사됐다. 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않다는 답변도 56.1%로 나타났고 실적 경쟁으로 인해 화장실 이용시간도 없다는 응답도 37.1%였다.

이들 전화상담 노동자들은 대표적인 감정노동자 중 하나다. 감정노동의 정의를 보면 사람을 대면, 유선 등으로 응대할 때 업무 과정서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자신이 실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현토록 업무상, 조직상 요구되는 노동 형태를 가리킨다.

산재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장기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뇌출혈 판정을 받은 한 콜센터 상담 노동자에 대해 내려진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원은 이른바 감정노동자에 해당하고, 과중한 업무 강도와 업무량을 소화해야 한다는 긴장감과 압박감이 컸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고려돼 결국 뇌출혈과 업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을 받아 산재로 처리됐다.

이들 노총 소속 전화상담 노동자들은 노동환경 실태 조사와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오후 6시 ARS 마감 및 마감실적 리뷰 등의 후처리 업무시간 등으로 인한 강제 연장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ARS 단축 등 콜센터 노동자의 구조적 공짜노동을 없애야 한다. 콜센터 업무가 전문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담당 업무에 맞춰 단순노무로 책정된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적정 노임단가 보장을 위한 관련 입법을 촉구한다”는 게 이들 주장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