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폭발성·유독성·방사성 물질 등 위험화물의 87.7%가 일반화물로 분류돼 위험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인천공항에서 취급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규정 위험화물 3천736t 중 3천277t(87.7%)이 일반화물로 처리됐다.
 
해외공항과 항공기에서 IATA 기준에 따라 위험물로 관리되던 물질들이 인천공항에 내려진 뒤에는 일반화물로 바뀌어 취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기준으로는 위험화물이지만 인천공항에서는 일반화물로 취급된 비율은 지난 2012년 78.7%, 2013년 85.4%, 지난해 84.5%, 올해는 87.7%를 넘기는 등 인천공항의 위험물 관리체계가 갈수록 허술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항공법과 관세법에서는 항공운송사업자에 대해 항공기 입출항 신고 시 적하목록을 제출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관세법상 신고서식에는 ‘화물구분’ 및 ‘품명’ 항목을 둔 반면 항공법상 신고서식에는 위험물 구분 없이 전체수량을 적도록 하고 있다.
 
관세청이 항공 위험물 취급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위험물을 구분하지만, 실제 항공 위험물의 관리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위험물 취급량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인천공항은 위험물을 안전하게 취급하고자 냉장·냉동 등 특수시설을 갖춘 위험물터미널을 따로 마련해 놓고도 다른 화물과 마찬가지로 일반 터미널에서 위험물을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법규와 제도의 미비로 위험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항공 화물에 적용되는 다양한 법규를 단일화하고 위험물 분류 체계를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며 “국토부와 공항공사가 관리 지침을 조속히 마련해 중국 톈진(天津) 폭발사고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