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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광고, 서울 vs 런던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사진 왼쪽)과 영국 런던 지하철 커네리 워프역 승강장. 서울역의 경우 빨간색 등 원색의 광고판이 스크린도어를 가리고 있어 화재나 사고가 났을 때 승강장과 열차 내부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반면 영국은 승강장 쪽 스크린도어에는 광고를 금지한다. 스크린도어 안쪽의 철로 건너 벽면에는 광고를 허용해도 색깔을 엄격히 제한한다. 원색을 사용하면 안전표지판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과 연결 통로 등 곳곳에 광고판이 도배한 듯 붙어 있다. 특히 스크린도어 벽면에는 형형색색의 광고판이 닥지닥지 붙어 시야를 가렸다. 덴마크는 스크린도어 광고물 높이를 1m로 제한하고 있고 영국·일본에서는 안전을 우선해 원색 광고판을 금지하지만, 국내에선 광고 수입 극대화를 위해 버젓이 쓰이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광고 때문에 열차 내부가 안 보이고 긴급 대피 출구도 분간하기 어렵다. 지하철 광고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숨은 흉기’가 됐는데도 안전에 둔감한 채 무심코 지나친다. 서울 기준으로 하루 718만 명, 연간 26억 명이 이용한다.
 
2009년 4월 서울시청에서 열렸던 서울디자인위원회의 스크린도어 광고 심의가 문제였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측은 “스크린도어에 조명이 켜지는 가로 2.6m, 세로 1.7m의 전면 광고판을 설치하겠다”고 주장했다. 연간 190여억원의 광고 수입을 노려 출입문을 제외한 빈 공간을 광고로 채우겠다는 거였다.
 
당시 디자인 자문위원들은 “ 환하게 켜진 광고판 때문에 안전 표지판을 제대로 인식 못 해 비상시 신속한 대피를 방해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결국 서울시는 지하철의 경영논리에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