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잇단 산업재해의 근본 원인과 대책을 묻기 위한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이해욱 DL회장·허영인 SPC회장이 섰다.

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서 증인으로 출석한 두 그룹 총수는 산재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대책을 밝혔다. 이해욱 회장의 국회 출석은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업계 총수로는 처음이다. 이날 여당인 국민의힘 위원들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석치 않았다.

본격 질의에 앞서 보고를 실시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의 산재 예방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기업에서 연이어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청문회를 계기로 산업현장 의식과 관행이 획기적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욱 DL 그룹 회장에 안전 투자와 다단계 하도급 문제와 최저가 낙찰제 등이 질타됐다. 이 회장은 안전 투자에 관해 “올해 작년보다 29%를 증액했고 내년에도 20% 이상 증액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회장은 노웅래 의원의 사고가 인재성인 것을 인정하나는 질문에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관리책임이 있는 건 인정한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은 근로자 작업중지권 시행이 미미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삼성물산을 들면서 “DL의 근로자 작업중지권 61건 행사됐고 삼성물산은 16만건”이라며 “삼성은 작업중지권 포상도 하고 원청사가 손실 보전을 해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회장은 “작업중지권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보겠다. 좋은 지적”이라고 말했다.

허영인 SPC 회장엔 안전 투자 관련 자료 제출 미흡과 그룹 전반의 노동 인식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허 회장은 그간 발생한 산재사고에 대해 “모든 직원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회사 문화 자체를 안전경영으로 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은주 의원은 “SPC에 요청한 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재해분석과 대책이라고 내놓은 건 제목을 포함해서 여덟, 아홉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신 답변한 SPC 관계자는 “위원님께 서면으로나 만나 뵙고 소상하게 제출하겠다”고 했다.

앞서 허 회장이 약속한 1000억원 안전 투자에 관해 진성준 의원은 “1000억원이 통상적 회사의 계획에 의해, 설비 개선을 위한 것인지 안전을 위해 특별히 투자하는 것인지를 비교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며 “기왕 투자 계획을 다 긁어모아서 안전투자라고 포장했다는 강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10월30일 검찰이 SPC를 부당노동행위 관련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허 회장에 “노조 탈퇴나 부당노동행위 지시하거나 관여 했나”고 물었고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법원이 발부한 건 일정 부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었던 것”이라며 “SPC의 평상시 노동관이 드러나는 매우 상징적 사건”이라고 했다.

이에 허 회장이 부인하자 우 의원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답변이 국회 위증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학영 의원도 SPC에 대한 노조 인식을 지적했고 “(SPC 제조 근로 방식인) 2조 맞교대는 70년대 방식”이라고 지적키도 했다. 

두 그룹 총수는 이날 위원들의 거듭된 질타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책 개선 요청에 전향적 입장을 적극 밝히는 모습을 보였다.  

청문회 마무리 발언으로 박정 환노위원장은 두 회장을 향해 “심문과정서 드러난 산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산업재해 재발 방지대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